한국 경제가 최근 들어 급속도로 개선되고 있지만 국제금융시장 불안 등 대외 리스크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하며 부실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정부는 분석했다.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거시경제안정보고서에서 대외 부문 주요지표인 국제유동성, 외화유동성, 실물 부문 여건, 외환건전성이 2분기 들어 상당 부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국제금융시장의 불안 재연 가능성, 자본유출입의 변동성 확대, 경상수지 흑자의 지속 여부, 단기외채 및 외환 건전성 수준 등은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향후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재연되더라도 자본유출의 규모와 파장은 과거에 비해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포트폴리오를 대폭 조정한데다 해외 차입도 단기대출보다는 채권 발행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재정부는 "국내 요인에 의한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다만 자본의 유입속도가 지나치게 빠를 경우 원화가치 상승 등으로 거시경제 운용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유입되는 외국인 투자 중에는 차익 거래 목적의 자금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파악돼 상황변화에 따라 자본 유출입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리먼 사태가 재연될 경우 국제금융시장이 다시 불안에 빠질 수 있지만 최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하락 등은 과거에 비해 기업 파산 등 신용 위험이 현저하게 줄어들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대규모 신용위험이 재발할 경우 최근 국제유동성 완화 과정에서 신흥국 등으로 이동했던 자금이 회수되면서 국제금융시장에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경상 수지는 당분간 흑자가 예상됐다.
정부는 경제 회복과 함께 내수가 개선될 경우 소비증가 및 투자 증가로 경상수지 흑자 폭이 줄어들겠지만 당분간 흑자 기조는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한국의 경기 회복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향후 수입이 수출보다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예상보다 크게 상승하면 일시적으로 적자를 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예측했다.
정부는 리먼 사태 이후 단기외채 관련 지표가 개선되고 있으며 과거와 같이 단기 외채가 급증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06년 이후 단기외채 급증 과정에서는 조선업체 등의 선물환매도 헤지와 관련해 국내은행의 해와 단기차입이 크게 늘었던 데 비해 최근에는 조선업체의 선물환 헤지 수요가 적은데다 해외 투자펀드의 헤지 수요도 주로 기존 투자자금의 평가가치 변동분에 국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6~2007년 단기 외채 중심의 자본유입 구조 변화는 리먼 사태 이후 국내 외화 유동성 악화와 환율 급변동의 주요 원인이 됐다. 2008년 한 해 동안 1999~2007년간의 총 순유입액 684억달러의 74%에 달하는 509억달러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한편 정부는 상황에 따라 단기 외채가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는 내외 금리차 및 재정거래 차익이 지속해 이를 겨냥한 자금 유입 가능성이 열려 있고, 국내외 경제.금융 여건이 개선되면서 단기외채 조달의 유인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현재 한국의 외채건전성은 양호한 편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외환보유액 대비 유동외채 비율은 지난 6월말 현재 80.5% 수준으로 글로벌 위기 당시에 비해 개선되고 있다.
정부는 외환보유액과 관련해 3개월치 경상지급액 기준 및 단기외채 기준 등 국제적 기준을 적용해 다른 나라와 비교할 경우 지난 8월말 현재 2천454억달러 수준인 한국의 외환 보유액은 크게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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