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장관님은 좋은 곳만 다니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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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9-09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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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태평 농식품부 장관의 이메일 정책 마케팅 눈길

<장관님은 참 좋은 농촌에만 다니시는 것 같습니다…(김제 조병규님의 ‘농민들의 한숨소리’). 이 글을 읽고 밤새 고민했습니다. 결국 지난 일요일 예정에도 없이 부랴부랴 김제를 혼자 다녀왔습니다. 조병규님을 비롯한 농업인들에게 쌀값 걱정은 하지 마시라 했습니다. 풍년이 들어 쌀값이 떨어진다 해도 쌀값의 98% 내외는 쌀소득직불금으로 보전된다는 말씀도 드렸습니다….>

현장을 직접 둘러보면서 듣고, 느낀 점을 농민들에게 매주 직접 이메일로 전달하고 건의도 받아 정책에 반영하는 장관이 있다. 농업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바로 그 주인공.
장 장관은 작년 12월부터 ‘새벽을 여는 편지’란 이메일을 통해 농민들과 직접 소통하며 농정을 펴나가고 있다.

처음 시작할 당시엔 농어민단체 몇몇 간부들과 농업에 관심이 있는 일부 국회의원 보좌진 등 50명도 채 안됐던 것이 지금은 2만명이 넘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이 편지를 받아보고 있다.

여느 장관들한테는 볼 수 없는 장 장관만의 독특한 행보는 “내가 갖고 있는 진정성은 언제, 어디서든, 누구와도 통한다”는 소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장 장관은 취임 후 정부에 대한 농민들의 불신이 뿌리 깊다는 것을 확인했다. 결국 이 같은 불신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몸으로 뛰며, 직접 소통하면서 진정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새벽을 여는 편지’는 농민들과의 직접적인 대화 채널을 고민하다 낸 아이디어였다.

그의 한 측근은 “미국 쇠고기 수입재개, 쌀 직불금 파동 등으로 악화된 농식품부에 대한 여론을 해결하기 위해 ‘먼저 손을 내밀면 잡아주겠지’ 하는 기대감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그는 농민들을 만났을 때나 농민단체들을 만났을 때나 새벽편지에서 하는 말씀이 한결 같다”며 “다양한 채널을 통해 농민들과 소통하려는 노력 덕택에 시간이 지나면서 정부에 대한 농민들의 신뢰가 쌓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전라도 순천의 한 비닐하우스에서는 장 장관을 비롯해 전국농민회 순천지부 소속 농민 약 80여명이 모여 농민들의 무상교육 및 복지향상 등을 놓고 토론회를 벌인 적이 있었다.

순천지부는 그동안 관(官)에서 나온 공무원들과 수 차례나 이 같은 토론회를 가졌으나, 단 한차례도 조용히 끝난 적이 없었을 만큼 농민단체 중 강경파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는 장 장관과 참석자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로 만들면서 무난히 끝냈다는 후문이다.

이날 동행했던 관계자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 토론회도 시작할 때는 요란하게 시작됐으나, 토론회가 진행되면서 모두 평온하게 장관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게 됐다"고 전했다.

전국 각지의 현장 확인을 통해 농민들의 다양한 불만 사례 및 해결대책을 체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장 장관은 이같이 현장을 토대로 매주 쓰는 ‘새벽을 여는 편지’가 호응을 얻자, 지난 2월에는 ‘장태평의 새벽정담’이란 개인 블로그까지 만들었다. 현재 ‘새벽정담’ 블로그의 하루 평균 방문자수는 300여명에 달한다.

최근 그는 ‘새벽정담’을 포털사이트 다음(Daum)의 전문블로그 코너인 ‘T-STORY’로 이전해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농민들과의 대화채널을 넓혀가고 있다.

한편 국무총리실의 고위 관계자는 “대체적으로 소비자들과 직접 연결되는 부처의 장관들의 경우 겉치레식 활동으로 불신을 타파하는데 실패하는 사례가 많은데, 장 장관의 경우 농민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신뢰를 쌓아가고 있는 모습이 모범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박재붕 기자 pjb@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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