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상반기 미국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0분의 1로 줄어들고 '문제은행'이 111개 늘어나는 등 수익성과 건전성이 모두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예금보험공사가 발표한 '2009년 상반기 미국 은행 경영실적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미국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6억 달러로 전년(242억 달러)의 10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당기순이익을 총자산으로 나눈 총자산이익률(ROA)도 0.04%로 전년의 0.37%에 비해 악화됐다. 특히 자산 규모 100억 달러 미만의 중형 은행의 경우 34억 달러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거액의 대손충당금 적립과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상각에 따른 특별 손실 및 특별보험료 부담 등이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상반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277억 달러로 전년 대비 45.8% 증가했으며, 대손상각도 865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9% 급증했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조달비용 하락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0.08%포인트 상승한 3.43%를 기록했다.
수익성 악화의 여파로 지난 상반기에만 문제은행이 111개 늘어나면서 총 416개로 증가했다. 이는 지난 1995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문제은행은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수익성, 건전성 등을 감안해 지정한 등급 중 4~5등급에 해당하는 은행이다.
지난 7월 이후 추가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은행도 39개에 달한다.
자산건전성도 나빠졌다. 상반기 미국 은행의 무수익여신비율은 4.35%(3320억 달러)로 직전 분기(3.76%)보다 0.59%포인트 상승했다. 무수익여신 규모는 13분기 연속 악화됐으며 무수익여신비율도 17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다만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3.76%로 전년 동기(12.85%)보다 소폭 상승하는 등 자본적정성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자본비율(Tier1)도 11.05%로 전년 동기(10.09%) 대비 0.96%포인트 상승했다.
이병재 예보 리스크감시1부 팀장은 "지난 상반기 들어 대출 부실이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으나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하반기부터 점차 개선될 것"이라며 "수익성 및 자산건전성 악화로 영업정지를 당하는 중형 은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따른 신용위축이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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