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중은행들이 추석을 맞아 총 5조원의 특별자금을 풀기로 했다.
특히 추석 연휴에 만기가 도래하는 중소기업에 대출 만기를 1년 연장해주고, 생계가 어려운 서민들에게는 저금리 서민대출 상품을 판매할 방침이다. 또 국책은행들도 중소기업 자금난 해소를 대폭 지원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소기업들이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추석 전후 별다른 자금난을 겪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중소기업 상황이 나아졌다는데 대해 아직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 대규모의 자금 지원이 단발적인 수준으로 끝나서는 안된다고 우려했다.
◆각 은행들, 대규모 자금지원 나서
9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총 1조원의 자금을 이번 추석에 공급키로 했다. 이는 지난해 추석의 2배, 올해 설과 비슷한 수준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하나은행은 중소기업 특별자금으로 각각 5000억원씩 내놨으며, 농협은 중소기업에 3000억원을 대출해 줄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우리은행은 다음달 10일까지 영업점장 전결로 최고 1.2%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또 종업원 체불 임금이나 결제 자금 등 긴급 운전자금이 필요한 종업원 20인 이상의 중소 제조업체에 대출키로 했다.
하나은행은 추석 연휴기간에 만기가 도래하는 중소기업 대출의 만기를 연장해주고, 가산금리를 면제해 준다.
국책은행들도 중소기업 자금난 해소에 발벗고 나선다.
한국은행은 중소기업 특별운전자금을 대출해주는 일반 은행과 농협 및 수협 중앙회에 1.25%의 낮은 금리로 총 2200억원의 자금을 빌려주기로 했다.
산업은행도 다음달 중 총 1조원의 특별자금을 공급키로 했다. 이 중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5000억원을 지원하고, 만기 도래하는 대출금은 1년 동안 유예키로 했다.
기업은행은 임직원 상여금과 원자재 구입 등에 필요한 운전자금을 업체당 3억원까지 대출해 줄 계획이다.
특히 담보 및 보증 대출은 신용등급에 관계없이 영업점 심사만으로 빌려줄 예정이며, 대출 금리는 영업점장 감면 혜택에 추가로 최대 0.5% 포인트 더 깎아주기로 했다.
이에 신용보증기금은 은행들이 추석자금을 취급할 수 있도록 수천억원의 대출보증을 공급한다.
한편, 일부 은행들은 저금리로 서민금융 대출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 中企, 자금사정 나아질 듯
금융권 전문가들은 대규모 자금 지원으로 중소기업들이 이번 추석을 보내는데 무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중소기업 지원책이 효과를 내면서 자금 사정이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중소기업 부도업체 수가 줄었고 연체대출액 증가율은 조금씩 둔화되고 있다"며 "연체율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도 "지난 3월 이후, 월별 중소기업 자금사정이 호전되고 있으며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과 비슷한 수준까지 회복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자금 지원책이 무조건적이고 단발적인 유동성 공급으로만 그치면 안된다고 우려했다.
오석태 SC제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매년 명절마다 은행들이 특별 자금을 지원해 왔다"며 "다만 중소기업의 옥석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적인 대규모 지원을 하는 것은 일년 뒤 만기 도래 시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명절 등에 맞춰 단발적인 지원만 반복하기 보다는 큰 틀에서 중소기업의 옥석을 가리는 등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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