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Synopsis): 세상에 존재를 알리지 않은 채 자객으로 살아가던 '무명(조승우 분)'은 어느 날 지금껏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바로 피비린내에 찌든 자신과 너무나 다른 여인 '민자영(수애 분)'을 만나게 된 것. 하지만 그녀는 곧 황후가 될 몸으로, 며칠 후 '고종(김영민 분)'과 혼례를 치른다. '무명'은 하늘아래 왕이 아닌 어느 누구도 그녀를 가질 수 없다면, 죽음까지 지켜주겠다고 다짐한다. 홀로 '대원군(천호진 분)'을 찾아가 궁에 들어가기 위한 시험을 자처하는데…
'실미도(2003)' '태극기 휘날리며(2003)' '왕의 남자(2005)' '화려한 휴가(2007)'에 이어 지난해 큰 인기를 모았던 '신기전'과 '미인도' '쌍화점'까지. 이 작품들은 누군가가 기록한 역사에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 흥행에 성공한 팩션(Factionㆍ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덧붙인 새로운 장르) 영화들이다.
교과서로만 배워왔던 단편적인 역사에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전우애' '형제애' '민족애'뿐 아니라 '금기된 사랑'이라는 극적 요소를 더한 이 작품들은 모두가 알고 있던 사실을 뒤집으며 관객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그리고 오는 24일 개봉을 앞둔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이들의 뒤를 이을 웰 메이드 팩션 영화로 또 한 번의 센세이션을 예고하고 있다.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조선 후기 실존 인물인 명성황후와 홍계훈 장군을 모티브로, 명성황후 '민자영'과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호위무사 '무명'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권력 다툼의 중심으로만 그려졌던 명성황후는 처음 맛본 향긋한 와인과 달콤한 초콜릿에 소녀처럼 설레는 등 여인으로서의 '민자영'을 부각하며 새로운 매력을 선사한다. 또한 을미사변 당시, 명성황후를 지키기 위해 낭인들과 맞선 시위대장 홍계훈의 모습에서 죽음의 순간까지도 그녀의 곁을 지킨 호위무사 '무명'을 재탄생시켰다.
서양 문물이 유입되어 동서양이 공존하던 광풍의 시기를 역사적 고증과 영화적 재해석의 조화를 통해 아름답게 재현하며 다양한 볼거리로 무장했다. 역사적 금기를 넘나들며 다채롭게 변해가는 사극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했다.
광풍의 역사 속 차갑고 외로운 궁 생활에서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못한 채 외로운 삶을 살았던 여인 '민자영'은 남편의 사랑과 말이 통하는 벗을 그리워한 평범한 여인이었다. 그런 '민자영'의 곁을 그림자처럼 떠나지 않은 호위무사 '무명'은 불꽃처럼 뜨겁고 나비처럼 순수한 사랑으로 모든 것을 바쳐 그녀를 지켜낸 유일한 사람이다.
조승우와 뜨거운 연기 호흡을 자랑하며 조선의 마지막 국모를 연기한 수애 또한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민자영'의 깊이 있는 감정을 이끌어냈다. 수애는 한 나라의 국모이자 한 남자의 사랑을 받는 여인의 모습을 절도 있게 그려냈다. 그녀는 지금껏 본 적 없는 명성황후로 완벽하게 소화, 마치 맞춤옷을 입은 듯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였다.
제작보고회에서 수애는 "명성황후 역할에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꼭 한번 해보고 싶었던 역이었다"며 "4년 전 김용균 감독님과 함께 영화에 대해 얘기하면서 ‘드디어 기회가 왔구나’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이어 "그땐 겁도 없이 감독님에게 '잘 할 수 있다, 머릿속에 이미지가 그려진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2년 후 촬영을 시작하면서 더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2년 동안 많이 배웠고 그 이후에 연기를 하게 된 것이 다행이었다"며 출연 소감을 밝혔다.
이에 김용균 감독은 "캐스팅 1순위 배우와 일한다는 것은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조승우와 수애는 모두 1순위 배우였고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다"며 "수애는 드라마 '해신'에서의 모습도 예뻤지만 여인으로서의 매력은 지금이 더 뛰어나다"고 말했다.
가질 수 없기에 평생 지켜야만 했던 '무명'의 가슴 시린 사랑과 역사도 기록하지 못한 이들의 안타까운 운명이 올 가을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할 것이다.
아주경제= 인동민 기자 idm81@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