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세티 기술을 유출한 전 GM대우 연구원이 구속됐다. 유출된 기술은 러시아 자동차사 ‘타가즈’가 이미 준중형 신차를 개발하는데 사용돼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된다.
서울남부지검 형사 5부는 러시아 자동차사로 옮기며 예전 회사의 핵심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전 GM대우 연구원 황모씨(43)와 정모씨(43) 2명을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황씨는 2006년 러시아 자동차사 타가즈의 한국법인 타가즈코리아로 이직하며 신차 개발 총괄책임을 맡았고, 지난 2008년에는 초 정씨를 영입했다.
정씨는 퇴사 직전 자신의 컴퓨터에 있는 엔진, 부품설계도, 기술표준문서 등 핵심 기술 관련 파일 6000여 개를 외장 하드디스크로 내려받는 방식으로 기술을 빼냈다.
이 파일은 타가즈가 지난 4월 러시아 모터쇼에 선보인 준중형차 C100의 개발에 사용됐다. 사실상 복제 라세티가 나온 것이다.
GM대우는 이번 기술유출로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된다. 2000억~3000억원이 드는 신차 연구개발 비용을 고스란히 경쟁사에 넘겨주게 됐기 때문이다.
라세티 프리미어의 전 모델인 라세티는 현재 국내 시판은 중단됐지만 러시아를 비롯 해외 시장에서는 여전히 판매중이다. 지난해 동유럽, 인도, 호주 등에 수출한 라세티 물량은 총 20만3600대이며, 이 중 10%가 넘는 3만여 대가 러시아로 수출됐다.
GM대우 관계자는 “일단 검찰의 수사를 지켜보고 있다”며 “2, 3차 유출 여부를 알 수 없어 피해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결과가 나오면 ‘짝퉁차’를 개발한 타가즈사에도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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