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살리기 사업 발주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건설사들의 참여가 당초 예상보다 저조하다. 정부가 책정한 4대강 사업비가 줄어들어 자칫 적자를 감수해야 할 뿐만 아니라 무분별하게 입찰에 참여했다가 비용만 낭비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승산이 있거나 수익성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는 공구를 선택해 입찰에 참여하는 전략으로 나서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각 지역 국토청이 1차 턴키공사 15개 구간 중 8개 공구에 대해 입찰을 진행한 결과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 때와 달리 3개 공구에서 입찰포기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7월 PQ 신청 당시에는 한 회사가 최대 9개 공구까지 신청했으나 건설사들이 입찰 전략을 변경하면서 SK건설이 PQ를 통과한 2개 공구의 입찰을 포기했고 포스코건설과 금호건설도 각각 1곳씩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금강살리기 6공구에서는 PQ 통과 3개사 중 GS건설과 현대산업개발만 입찰에 참여했고 금강7공구는 4개사 중 현대건설과 SK건설, 동부건설만 참여했다. 또 한강 3공구에서도 PQ통과 4개사 중 대림산업과 삼성중공업 2개사로 줄었다.
이외 공구는 PQ통과 업체가 그대로 입찰에 참여했다. 한강 4공구는 삼성건설과 대우건설, 두산건설 3개사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영산강 2공구는 신동아건설과 삼성중공업이 참여했다. 낙동강의 경우 20공구에 SK건설과 동부건설, 쌍용건설이, 30공구는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이 참여했다. 32공구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두산건설이 경쟁한다.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한 건설사 관계자는 "발주물량이 쏟아지다보니 설계기간이 너무 짧아 인력과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웠다"며 "혹여 낙찰이 안될 경우 설계비만 낭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오는 14일과 15일 진행되는 턴키물량이다. 정부가 공사비를 대부분 줄여 재공고하는 바람에 건설업계의 입찰참여가 더 신중해지고 있다.
가장 큰 규모인 낙동강살리기 22공구는 4060억원에서 3686억원으로 줄었고, 낙동강 24공구도 4012억원에서 3847억원으로 감소해 15일 입찰에 붙여진다. 수자원공사가 발주한 한강 6공구와 낙동강 18공구, 낙동강 23공구 등도 소폭 예산이 줄어들어 14일 입찰이 진행된다.
대형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공사구간이 정해진 예산액보다 공사비가 초과할 것으로 보여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며 "이대로라면 4대강사업에 참여한다는 데만 의미를 둘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견건설사 한 관계자는 "사업비도 축소된데다 준비시간도 부족해 계획했던 입찰참여를 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며 "예산이 부족하면 대형사와의 경쟁에 성공하기가 더 힘들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js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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