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에쿠스 “만리장성 넘기 힘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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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9-21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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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출시 후 한 달간 25대 판매 그쳐

   
 
       지난달 18일 중국에  상륙한 신형 에쿠스                                                           (사진=현대차)

지난달 18일 야심차게 중국에 상륙한 개선장군 ‘신형 에쿠스’가 만리장성의 두꺼운 벽을 뚫지 못 하고 있다. 출시 전인 9일부터 현지 사전 예약을 받았지만 이달 9일까지 총 25대 판매에 그친 것이다. 평균 하루에 한 대꼴로 판매된 셈이다.

업계는 에쿠스가 대량 판매될 수 없는 고급 모델이기 때문에 그리 나쁜 실적은 아니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중국 고급세단 시장 본격 진출을 선언한 이후 받은 성적치고는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 지난 3월 11일 출시 된 후 20여 일만에 911대가 판매된 상황과도 대조적이다.

◇‘현대차=중저가 메이커’ 이미지가 발목

‘왕이치처(網易汽車)’나 ‘치처즈쟈(汽車之家)’와 같은 중국의 주요 자동차 사이트들은 신형 에쿠스에 대해 다른 고급세단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현대차의 이미지가 중국 고급세단 시장에 자리 잡은 BMW, 아우디와 같은 브랜드에 미치지 못 하기 때문에 시장 공략이 만만치 않을 거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고급세단 시장에서는 브랜드 가치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중저가 메이커’라는 이미지가 저조한 실적의 한 원인이라는 말이다.

북경 현대차 관계자 역시 “기존 중국에서 자리 잡고 있는 고급 모델들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실을 인정할 정도다. 실제로 중국에서 고급 세단으로 이미 자리를 굳힌 벤츠는 올해 7개월 동안 S클래스 7300대를 판매했다.

◇중국의 지역적 특성도 판매부진 한 몫

거대한 대륙으로 이뤄진 중국의 지역적 특성도 에쿠스의 발목을 잡는데 한 몫 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중국 북경에서 대대적인 신차 발표회를 가졌지만 워낙 땅이 넓어 파급 효과가 더딜 수밖에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중경, 청도, 상해 등의 7개 대도시를 중심으로 지역 판매상들이 자체적으로 신차 발표회(로컬 런칭)를 진행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현대차의 중국 완성차 판매본부와 별도로 다양한 혜택을 추가로 제공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펴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7일 상해에서 신차 발표회를 개최한 상해 지역판매본부는 인민폐 약 1만8000원(한화 약 300만원 상당)에 해당하는 1년 치 보험혜택을 제공한다. 현대차 중국 완성차 판매본부가 제공하는 구매세 50% 면제까지 더하면 최고 5만8000원(한화 약 860만원 상당)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외도 판매 본부는 신형 에쿠스 중고차 값을 1년 안에 최고 80%, 2년 안에 최고 70%를 보장해주고 있다. 또 5년간 주행거리와 상관없이 무상보증하고, 무료로 유지보수 20회를 제공한다.

이처럼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 현대차는 단기 이익보다 장기적으로 신형 에쿠스를 시작으로 기존 이미지를 쇄신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이미지 쇄신에 나서면 타 고급 브랜드 못지않은 실적을 올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차의 현지 관계자는 “판매량이 갑자기 늘어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장기적으로 이대로만 계속 된다면 현대차의 기존 이미지도 쇄신하고 판매량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계 고급세단의 치열한 각축장으로 변한 중국 대륙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이미지를 어떻게 끌어올려 대륙 시장에 파고들지가 여전히 신형 에쿠스의 과제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아주경제= 이정화 기자 jh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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