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뇌물을 받아 적발된 직원에 대해 형사고발을 하지 않거나 경징계에 그친 것으로 드러나 '제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국세청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에게 제출한 '2008년∼2009년 상반기 직원징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금품을 수수한 직원은 30명이었다.
금품수수 유형별로는 세무조사 및 세액감면 봐주기 사례가 17건으로 가장 많았고, 최고 1억6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또 업무편의 및 감사편의 대가로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경우는 10건, 세무사 또는 지인으로부터 떡값을 받은 사례는 3건이었다.
이 의원은 이와 함께 국세청의 '제식구 감싸기' 의혹을 제기했다. 금품을 수수한 직원 30명 가운데 공직추방에 해당하는 중징계를 받은 사례는 10건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는 "금품수수 30명 중 검찰이 적발한 10명에 대해선 면직, 해임, 파면 등 중징계가 이뤄졌다"며 "반면 국세청이 자체적발한 20명 중에선 단 3명만 정직이상 중징계를 받았고, 대부분 견책이나 감봉의 경징계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국세청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수수한 경우 형법상 뇌물수수죄에 해당한다"며 "국세청은 직무관련 범죄고발지침이라는 내부 훈령에 의거해 금품수수 직원을 고발해야 함에도 단 한건도 고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나연 기자 n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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