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개선 통해 강건한 은행으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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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9-13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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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은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강건한 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해 체질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은행 간 자산 확대 경쟁은 무의미해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고객(Customer), 경쟁력(Competitor), 차별화(Company)의 관점에서 장기 성장을 위한 내실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녹색금융을 활성화하고 일본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한 새 수익원 발굴에도 힘을 쏟고 있다.

◆ 하반기 수익성 전망 '맑음'

신한은행은 지난 2분기 20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1분기 실적보다 174% 급증한 수치다.

기업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2분기에만 4632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으나 판관비가 감소하고 현대건설 지분 매각 등 일회성 요인까지 가세하면서 순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순이자마진(NIM)과 연체율 등 각종 경영 지표도 점차 개선되고 있는 모습이다.

올 하반기는 물론 내년 실적 전망도 밝은 편이다. 충당금 적립 규모가 지난해 8000억원에서 올해는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증가하겠지만 내년부터는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망을 바탕으로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최근 "3분기 실적이 전분기 대비 향상될 것으로 보이며 내년에는 은행 실적이 카드 실적을 앞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리스크 관리 통한 내실경영 주력

신한은행은 지난 7월 '2009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내실경영을 하반기 경영 화두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고객창출 기반 강화 △수익구조 개선 △건전성 관리 강화 △턴어라운드 대비 장기 성장기반 구축 등 4가지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핵심은 역시 리스크 관리다. 경영 환경이 불확실하고 금융시장 불안이 재연될 가능성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자산 영업을 전개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이다.

하반기 변동성에 대비한 전략적 리스크 관리를 수행하고 건전성 관련 지표를 끌어올리는 데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또 연체율 관리, 수신기반 확대를 통한 예대율 개선, 저마진 대출의 점진적 축소를 통해 은행 체질을 개선하는 것도 당면 과제다.

이백순 행장은 "농구 선수의 키는 2m 정도면 충분하며 30cm가 더 크다고 농구를 더 잘하는 것은 아니다"는 비유를 들며 은행 간의 덩치 불리기 경쟁이 무의미함을 지적했다.

그는 "이번 금융위기를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원칙과 기준을 마련하고 관련된 프로세스를 개선해야 한다"며 "글로벌 리딩뱅크가 되기 위해서는 위험 관리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국내 새 먹거리는 '녹색금융'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1일 창립 8주년을 맞아 그룹 차원에서 녹색금융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3대 기본방향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지원하는 금융 활동 △친환경 녹색산업 구조로의 개편에 기여 △금융기관 스스로의 경영활동에 수반되는 각종 환경부하 요인을 최소화하는 것 등이다.

이를 기반으로 한 5가지 실천과제는 △정부가 발표한 '비과세 녹색장기예금' 개발 주도 △여신 및 투자 심사시 친환경 녹색기업 우대 △그룹 차원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관리 체계 도입 △에너지 절약을 통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탄소중립(Carbon Offset) 달성 등이다.

탄소중립이란 경영활동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총량을 제로(0)로 만드는 것이다.

신한은행도 녹색금융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신한솔라파워론'과 '희망애(愛)너지 적금' 등 녹색 금융상품을 판매 중이며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 신재생에너지 부문에 대한 여신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 글로벌 경영 핵심은 일본 신한은행

신한은행의 해외 진출 전략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선택과 집중'이다. 전략적 중요도가 높은 지역과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충분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재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신한은행의 장점인 리테일(소매금융) 사업 역량을 글로벌 사업에도 적극 활용해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신한은행이 사활을 걸고 있는 지역은 일본이다. 신한은행의 일본 현지법인인 'SBJ(Shinhan Bank Japan)'는 일본 금융청으로부터 영업 인가를 취득하고 14일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다.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초대 은행장은 일본 재무관료 출신인 미야무라 사토루(62)씨를 선임했다.

이백순 행장은 "SBJ의 예금은 연내 1000억 엔까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5년 뒤에는 5000~6000억 엔, 10년 뒤에는 1조 엔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 금융시장의 예금금리가 0.15% 수준인 점을 감안했을 때 1%의 금리를 제공하면 일본 현지 고객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에서 유치한 예금은 신흥국 시장에 주로 투자될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장기 엔화 예금을 미국 달러화 등으로 바꿔 동남아시아나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운용하면 국내 외화유동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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