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산 타이어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중국이 즉각 반발하고 나서 양국간 무역 분쟁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시간) 중국이 미국산 닭고기와 자동차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이들 품목에 대한 보조금 지급 특혜에 대한 조사도 시작했다.
중국 상부무는 이날 "최근 중국 기업들이 일부 미국산 자동차와 닭고기 제품이 보조금을 통해 덤핑 가격으로 중국시장에 들어오고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며 조사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11일 중국산 저가 타이어에 대해 앞으로 3년간 현재 4%인 수입관세에 최대 3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철강노조가 중국산 타이어의 수입량이 늘면서 7000여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다며 수입 제한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이뤄졌다. 미국의 중국산 타이어 수입량은 2004년 1460만개에서 2008년 4600만개로 늘었다.
중국은 미국의 조치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천더밍 중국 상무부장은 "전례없는 경제위기에 맞서 미국과 중국이 협력해야 할 때 내려진 이번 결정은 큰 실수"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미국의 보복관세 부과는 심각한 보호무역주의"라며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위반한 것일 뿐 아니라 미 정부가 지난 4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약속한 내용과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반발이 거세지자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관세부과는 WTO 규정에 근거한 통상 법규와 보호 조항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중국이 보복 조치를 취하면 WTO에 불만을 제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국간 무역 분쟁은 오는 24일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와 11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발생한 것으로 향후 중대한 외교적 과제가 될 전망이다. 에스와 프라사드 미 코넬대 교수는 "미국과 중국간 무역 분쟁은 단계적으로 확대돼 전쟁수준까지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주경제= 정은선 기자 stop1020@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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