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개인들의 금융부채 증가로 국민 1인당 금융 채무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증시 호조 등의 영향으로 개인의 금융자산 역시 크게 올라 개인의 순금융자산이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중 자금순환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개인 금융부채는 818조4000억원으로 지난 3월 말 대비 15조9000억원(2.0%) 증가했다.
전기 대비 금융부채 증가율은 지난해 2분기 3.0%에서 3분기 2.1%, 4분기 0.8%, 올 1분기 0.1%로 감소세를 이어왔다.
개인 부문 부채를 2009년 통계청 추계인구(4874만7000명)로 나눈 1인당 부채는 1679만원으로 전기의 1646만원 대비 33만원 가량 증가했다.
가구당(1691만7000가구) 부채는 4838만원을 나타냈다. 가구당 부채가 4000만원을 넘은 지난해 3분기로 3개 분기 만에 1000만원에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개인의 금융부채가 이 처럼 증가한 것은 2분기 주택담보대출(254조4000억원)이 7조1000억원 늘어나는 등 예금취급기관의 차입금이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의 금융자산(5.5%↑)이 금융부채보다 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순금융자산(금융자산-금융부채)은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1007조1000억원, 전기 대비 8.6%↑)을 넘어섰다.
금융자산 대비 부채 비율도 전기의 2.16배에서 2.23배로 오르며 2분기 연속 상승했다. 이 비율이 올랐다는 것은 개인이 보유한 금융자산을 팔아 금융부채를 갚을 능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뜻이다.
개인의 금융자산은 전기 대비 95조8000억원 늘어난 1825조5000억원을 나타냈다. 1인당 금융자산은 전기(3552만원)에 비해 200만원 가까이 증가한 3745만원.
박승환 자금순환팀장은 "예금 및 보험 등이 증가한 데다 주가 상승에 따른 주식 및 수익증권의 평가익 상승으로 개인의 금융자산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기업의 금융자산은 통화·예금 및 주식·출자지분이 각각 17조9000억원, 26조9000억원 증가함에 따라 전기(882조4000억원) 대비 3.7% 증가한 915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기업의 금융부채 잔액은 1216조6000억원으로 전기 대비 0.7%포인트 증가했다. 기업의 금융자산이 금융부채에 비해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기업의 순부채(금융부채-금융자산)는 전기의 325조4000억원에서 301조2000억원으로 감소했다.
금융부문의 자금조달 규모는 42조6000억원으로 전기(95조1000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은행을 비롯한 예금취급기관의 차입금 상환이 늘었기 때문이다. 또 수익증권이 순발행에서 순상환으로 전환한 데 따른 것이다.
금융부문의 자금공급 규모는 36조5000억원으로 전기의 51조2000억원에 비해 크게 축소됐다.
특히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은 전기(34조6000억원)에 비해 20조1000억원 감소한 14조5000억원으로 금융의 자금중개 기능이 둔화했음을 나타냈다. 반면 전기 1000억원에서 불과했던 개인에 대한 자금공급은 14조7000억원으로 급증했다.
한편 기업의 자금부족 규모는 자금운용보다 자금조달 규모가 더 크게 줄며 전기의 18조4000억원에서 16조1000억원으로 축소됐다. 정부의 자금부족 규모는 7조9000억원에서 9조7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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