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부적으로 올 경제성장 전망을 마이너스 0%대로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은 1만7000~1만8000 달러에 이르며 취업자 수는 10만명 이내로 줄어드는 데 그칠 것으로 봤다.
이 같은 전망은 정부가 지난 6월 하반기 경제운용 계획에서 발표했던 국내총생산(GDP) 전망치 -1.5%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그만큼 우리 경제의 회복 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14일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미 하반기 경제운용 계획에 올해 성장률을 -1.5%로 수정해 공식적인 성장률 재조정 발표는 없겠지만 이미 내부적으로는 올해 -0%대 성장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아래 정책을 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이에 따라 돌발 변수만 없다면 국민소득은 최대 1만8000달러, 취업자는 10만명 줄어드는 수준으로 선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6월까지만 해도 올해 -1.5% 성장하고, 내년 4.0% 성장을 예상했지만, 지난 1분기와 2분기 경제지표가 급격히 호전되자 성장률 전망치가 올라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1분기 전기대비 성장률이 0.1%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 2.6% (연율로 11%)라는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3분기와 4분기에 정부 목표치인 전기 대비 1% 성장만 하더라도 -0%대 후반의 성장률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정부는 당초 2분기 전기대비 성장률이 0.7%에 그치고 3분기와 4분기에 1.5%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가 경제회복세가 가파르자 2분기 성장률을 2.3%로 높인 대신 3분기와 4분기에는 1%씩으로 낮춘 바 있다.
다수의 정부 고위 관계자가 최근 들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1.5%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자신감을 나타낸 것도 성장전망치가 상향조정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렸다.
지난 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3%에서 0.7%로 상향하며 처음으로 0%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는 공식적인 성장률 전망을 수정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0%대 성장률 전망은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다"며 "기존 -1.5% 성장률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재정부도 보도자료를 통해 "하반기 경제불확실성이 크고 유가 등 하방위험이 있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수정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재정부는 "올해 전망치 -1.5%는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리경제 회복이 정부예상보다 빠르다는 점은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아주경제= 김종원 기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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