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를 틈타 서점가에는 경제서적이 범람하고 있다. 경제에 관한 대중들의 관심도 부쩍 늘었다. 하지만 언론의 추천 목록 없이 책을 고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블룸버그뉴스는 14일(현지시간) 이런 독자들을 위해 최고의 경제서적 5권을 선정해 소개했다.
첫번째로 꼽힌 책은 리아콰트 아메드(Liaquat Ahamed)의 '금융의 제왕들(Lords of Finance)'. '세상을 무너뜨린 은행가들'이란 부제가 붙었다. 1차대전으로 생채기가 난 국제 금융시스템을 치유하고자 했던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의 중앙은행 수장 네명의 이야기가 큰 줄기를 이룬다. 벤자민 스트롱(Benjamin Strong)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몬태규 노먼(Montagu Norman) 영란은행 총재, 에밀 모로(Emile Moreau) 프랑스은행 총재, 하르말 샤흐트(Hjalmar Schacht) 독일제국은행(Reichsbank) 총재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1920년대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지만 결국 대공황을 초래하며 세계 경제를 뒤흔들었다. 아메드는 노먼이 "이룬 게 아무 것도 없다"고 깨달았을 때는 이미 너무 늦은 뒤였다며 당시 분별력을 가지고 있던 이는 존 케인스뿐이었다고 지적한다.
블룸버그가 두번째로 추천한 책은 '카드로 만든 집(House of Cards)'. '월스트리트의 오만과 과도한 탐욕에 관한 이야기'란 부제에 주요 내용이 고스란히 담겼다. 저자인 윌리엄 코핸(William Cohan)도 투자은행 라자드프레레스 출신이다. 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로 지난해 3월 JP모건에 헐값 인수된 베어스턴스의 흥망성쇠를 집중 조명한다. 월가의 탐욕과 오만, 광기가 전 세계를 금융위기로 몰아넣었다는 게 코핸의 주장이다.
저스틴 폭스(Justin Fox)가 쓴 '이성적 시장이라는 신화(The Myth of the Rational Market)'도 추천목록에 올랐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경제 전문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월가의 리스크와 보상, 환상의 역사를 천착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시장이 리스크를 확산시키면서도 최선을 알기 때문에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만드는 투자 이론들의 부침을 추적한다.
다음은 벤 메즈리치(Ben Mezrich)의 '벼락부자(The Accidental Billionaires)'. 미국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페이스북의 설립과정을 담았다. 주요 키워드는 섹스와 돈, 천재, 배신. 메즈리치는 페이스북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주커버그를 빌 게이츠에 빗대고 있지만 게이츠처럼 세상을 바꾸겠다는 욕구보다는 성욕을 우선시하는 인물로 평가한다. 문제는 주커버그가 두 가지 욕구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때다. 메즈리치는 그가 기만과 약탈의 유혹에 쉽게 빠져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블룸버그가 추천한 마지막 책은 사모펀드 블랙스톤그룹 설립자인 피터 피터슨(Peter Peterson)이 쓴 '아메리칸드리머의 교육(The Education of an American Dreamer)'이다. 피터슨은 이 책에서 그리스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나 월가에 입성하기까지의 인생역정을 소개했다. 그는 텀 페이퍼를 베껴썼다는 이유로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퇴학당한 뒤 다양한 직업을 전전한 사연 등을 특유의 유머가 담긴 문체로 이야기한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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