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조선 부문을 부진을 만회하려는 목적으로, 두산인프라코어는 자회사인 밥캣의 부진을 털기 위해서라도 중국 굴삭기 시장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굴삭기를 포함한 중국 기계시장은 EU(유럽), 미국에 이어 3위 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중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굴삭기 시장은 전년 대비 40% 이상 성장했다.
◆두산 '선점효과'
일단 기세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앞선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전신인 대우종합기계의 중국내 인지도와 영업망을 기반으로 △철저한 현지화 및 차별화 전략 △자체 할부판매제도 △차별화된 A/S로 시장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중국 고객들이 복잡한 사양의 고급형 장비보다는 고장이 없는 중저가 기본형 굴삭기를 선호한다는 것에 착한, 장비가격을 낮추고 중요 부품의 내구성을 강화한 중국형 장비를 출시했다.
또한 두산인프라코어는 구매력이 취약한 중국 고객들을 위해 최초로 굴삭기 할부판매제도를 도입,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아울러 현재 370여곳의 A/S망을 중국 전역에 구축, 경쟁업체들보다 한걸음 앞서가고 있다.
비록 지난 3월 고마츠에게 시장점유율 1위를 자리를 내주며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했지만, 7월 들어 1위 자리를 다시 탈환하며 강자의 위용을 되찾았다.
최근엔 중국 서공그룹과 건설기계, 대형트럭 및 발전기용 디젤엔진을 생산·판매하는 합자회사 설립계약을 체결하며 사업범위도 넓히고 있다.
◆현대重 "지금부터 시작이다"
후발 주자인 현대중공업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현재는 두산인프라코어, 고마츠, 히타치에 밀려 시장점유율 4위에 머물고 있지만 신제품 출시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새롭게 무장하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3일 중국 장쑤성 상주시에서 '9시리즈 굴삭기' 신제품 발표회를 개최하며, 대대적인 바람몰이에 나섰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이날 행사를 통해 940대(900억원 규모)의 선주문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런 호평을 바탕으로 중국지사의 인력과 조직을 강화하고, 각 지역에 A/S망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다양한 판매방식 및 금융상품 개발, 대규모 전시회와 전국 순회 신제품 로드쇼로 9시리즈 굴삭기의 중국내 입지를 강화시킨다는 전략도 세웠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의 자체 할부판매제도를 벤치마킹, 상하이에 금융회사를 설립했다.
최병구 현대중공업 건설장비사업본부 부본부장은 "중국은 세계 경기 침체에도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대규모 시장"이라며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한 추격 의지를 다졌다.
과연 글로벌 기계업체들의 각축장인 중국에서 현대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가 벌이는 '굴삭기 전쟁'에서 누가 최후의 승리자가 될지 벌써부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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