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5거래일째 상승하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중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에 따라 사상 최악 수준인 가계의 부채 상환 능력이 더욱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계와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개월물 CD 금리는 16일 현재 연 2.63%로 전날보다 0.0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 2월12일(연 2.64%) 이후 최고치다.
CD금리는 거래일 기준으로 지난 10일 이후 5일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CD 금리는 지난달 5일까지 연중 최저치인 2.41%를 유지하다 상승세로 전환해 단숨에 0.22%포인트나 뛰었다.
CD금리 상승으로 CD금리에 연동된 주택대출 금리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농협의 CD 연동 신규 주택대출 금리는 5.5~6.5% 수준으로 최고금리가 6.5%대에 달하고 있다.
외환은행의 신규대출자용 주택대출 금리는 17일 4.84~6.39%로 지난주 초에 비해 0.06%포인트 상승했으며 지난달 13일에 비해서는 거의 한 달 새 0.27%포인트 급등했다.
우리은행은 17일 5.12~5.94%로 지난주 초에 비해 0.05%포인트 상승했으며 신한은행도 4.72~5.82%로 지난주 초에 비해 0.05%포인트 올랐다.
국민은행의 이번 주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54~6.14%이지만 다음 주에는 최근 CD금리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최고금리가 6.2%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은행의 주택대출 최고금리가 6.2%대에 진입하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주택대출 금리 상승으로 서민 가계의 이자 부담도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
특별한 우대 혜택 없이 농협에서 2억원을 빌린 서민의 경우 연간 이자액이 1300만원에 달하며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연간 이자 부담이 50만원 늘어나게 된다.
정부는 최근 거시경제안정 보고서에서 대출금리와 예금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경우 가계의 순 이자부담은 월 1천억원 늘어나고 기업의 순 이자부담은 월 3000억원 커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은 "최근 CD 발행이 몰리는 데다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돼 CD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며 "가뜩이나 고용도 어려운 상황이고 소득은 줄어들고 있어 여러 가지 요인에 따라 가계의 이자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 상승으로 가계의 부채 상환 능력이 악화되면서 경제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소득을 의미하는 국민처분가능소득의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올해 상반기 0.2%로 상반기 기준으로 197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시중금리 변동에 민감한 CD연동대출의 비중을 줄이고 고정금리형 대출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연구원 서병호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예대금리차가 1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CD금리가 급락하자 은행들이 이자이익이 줄어드는 것을 만회하기 위해 신규대출에 대한 가산금리를 높였기 때문"이라며 "금리가 상승하면 가산금리가 높게 책정된 대출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담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은행들은 고정금리 상품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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