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닫힌 미국인들의 지갑이 한동안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소비력이 회복되길 기다려온 수출국들을 맥빠지게 하는 소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6일(현지시간) 자체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58%가 향후 6개월간 지출 규모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지난 10~14일 진행된 조사에서 지출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8%에 불과했고 3분의 1은 지출을 더 줄이겠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77%는 지난해 소비 규모를 줄였다고 응답했다. 또 59%는 부채상환에 노력했고 48%는 저축을 늘렸다고 밝혔다.
향후 6개월간 미국 경제의 방향에 대해선 6명 중 1명이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40%는 지난 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금융 안전도가 오히려 낮아졌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40%는 금융위기로 한 가지 이상의 문제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이 중 27%는 신용카드 이자율이 급등한 것을 문제 삼았고 15%는 홈에쿼티론(HEL) 등 소비자 대출 문턱이 높아졌다고 불평했다.
미 정부의 금융 위기 진화 노력에 대해서는 45%가 지지했고, 44%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특히 월가에 비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다.
응답자 4명 가운데 3명은 공적자금을 되갚지 않은 은행 임직원들의 보수는 제한돼야 한다고 밝혔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과 자동차산업의 전망도 불투명하다고 평가했다. 53%는 은행산업에 대해 비관적이었고, 낙관적인 의견은 41%에 그쳤다. 자동차산업 전망도 53%가 부정적이라고 전망했다.
은퇴 뒤의 삶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전망이 적지 않았다. 주택가격 하락 등으로 가계의 자산 가치가 줄었기 때문이다. 응답자 10명 중 4명은 지난해 터진 금융위기로 은퇴 저축에 타격을 입었다고 답했다. 또 40%는 주택가격이 하락했다고 밝혔고 27%는 고용안정도가 떨어졌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응답자의 62$가 향후 2년간 미국 경제가 직면하게 될 가장 큰 위험으로 실업률을 꼽았다. 인플레이션을 위험요인이라고 지적한 이들은 34%에 머물렀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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