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 "한은에 금융안정 기능 추가해야"

조순 전 부총리가 물가안정 역할에 금융안정 기능까지 추가하는 한국은행법 개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조순 전 부총리는 18일 세계미래포럼(이사장 이영탁) 주최로 서울 반포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경제위기 이후 자본주의' 조찬세미나에서 "중앙은행이 보유한 자원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독립성을 강화한다면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전 부총리는 "미국 자본주의 실패는 '보이는 손(정부개입)'보다 '보이지 않는 손(자유방임주의)'를 맹신한 데 있다"며 "그러나 이는 정부가 경제 전반 개입을 강화해야 한다기보다 '조정자'로서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행과 정부 간 협력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며 "중앙은행이 보유한 풍부한 자원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정책성 독립을 인정하되 정부와 협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을 중심으로 짜여진 세계 경제 패권에 대해선 금융위기 이후 큰 변화가 예상됐다.

조 전 부총리는 "미국이 금융위기 이전과 같은 패권을 손에 쥐진 못 할 것"이라며 "신자유주의에 입각한 경제대국으로서 입지를 되찾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미국은 만성적인 쌍둥이 적자에도 불구하고 실물경제는 도외시하고 금융 비중을 높혀 결국 금융거품으로 실물경제를 파탄에 이르게 했다"며 "글로벌 스탠더드로서 미국 체제는 이미 신뢰를 잃었다"고 덧붙였다.

향후 세계 경제는 기존 선진국을 중심으로 만든 기준에 의지하기보다 평준화된 국제 관계에 따르게 될 것이란 이야기다.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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