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 대출경쟁 과열..금감원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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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9-20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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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풀리면서 유동성을 확보하게 된 대부업체들이 다시 고금리 소액 신용대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성행했던 무이자 마케팅도 재등장했는데, 실제 혜택을 보는 대출자는 극소수여서 과장 광고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일 대부업협회에 따르면 29개 대형 대부업체의 올해 2분기 대출실적은 4천771억 원으로 1분기(3천957억 원)에 비해 20.6% 급증했다.

1월 대출실적은 1천32억 원에 그쳤지만 2월 1천314억 원, 3월 1천610억 원, 4월 1천483억 원, 5월 1천500억 원, 6월 1천787억 원으로 전반적으로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출 승인율도 1월 13.0%에서 2월 15.0%, 3월 16.4%, 4월 16.9%, 5월 20.6%, 6월 21.6%로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연체율도 올해 1월 말에는 10.78%에 달했지만 6월 말에는 9.84%로 낮아졌다.

조사대상 대부업체의 상반기 평균 대출금리는 37.9%이나 이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법인 대출이 포함된 수치다. 대형 대부업체들은 개인에게 소액 신용대출을 할 때는 대부분 이자상한선(연 49%) 수준까지 대출금리를 받는다.

대부업협회 관계자는 "대부업체들은 주로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 제2금융권에서 차입한 자금으로 고객에게 대출해준다"며 "작년 9월에 금융위기 이후 신용경색에 시달리다가 최근에는 자금사정이 크게 호전됐다"고 설명했다.

신용경색이 풀리고 연체율도 낮아짐에 따라 대부업체들은 무이자 대출과 이자 면제를 내세우며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재개했다.

자산규모 1위인 R사는 '최대 30일 이자면제에 최대 연 금리 10%포인트 인하'라는 문구로 고객을 유혹하고 있고 여성전용 대부업체인 M사는 '60일 무이자-두 달의 행복'이라는 문구를 홈페이지에 내걸었다.

한 달 동안은 이자를 50%만 받는다거나 대출 때 회사 주식을 준다면서 고객을 모집하는 대부업체도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업체가 고객을 유인하면서 내거는 무이자 혜택은 신용도가 높은 소수 고객만 누릴 수 있는 혜택이어서 누구나 30~60일 무이자를 적용받는 것처럼 표현하는 것은 과장광고에 해당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대부업체의 무이자 광고는 대체로 미끼에 불과하고 실제 무이자 혜택을 보는 사람은 100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저신용자 대상 소액 무담보 대출인 '미소금융사업'을 연내 시작하기로 함에 따라 소액 신용대출 시장을 잠식당할 것으로 우려한 대부업체들의 대출 경쟁이 더욱 심화하고 과장 광고도 성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최근 대부금융협회를 통해 대부업체들이 과장 광고를 하지 말도록 지도했다. 또한, 올해 4분기 대형 대부업체를 대상으로 직권검사를 실시해 무이자 적용사례가 얼마나 되는지 조사하고 법규 위반 사례가 있으면 제재할 방침이다.

대형 대부업체인 R사가 고객에게 대출카드를 발급해주고 은행 현금지급기(CD-ATM)에서 돈을 빼가는 방식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R사는 이를 위해 금융결제망에 가입된 P저축은행과 제휴관계를 맺었다. 대부업체는 은행 결제망을 이용할 수 없는 반면 저축은행은 가능하기 때문이다. R사는 P저축은행에 모계좌를 만들어 자금을 예치해두고 대출카드를 발급받는 고객에게 이와 연계된 가상계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대출카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대출카드를 발급받은 고객은 별다른 대출심사 없이도 편리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역시 적용금리는 49%에 육박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용카드를 발급받기 어려운 저신용자가 주로 대부업체 대출카드를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사업을 영위하는 방식이 관련 법규에 어긋나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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