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초등교 동기의 피할 수 없는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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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9-21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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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 비슷한 행보를 걷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의 관계는 경쟁관계거나 추종관계로 귀결된다.

서울 장충초등학교 동기동창인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와 박근혜 전 대표. 이들의 정치적 궤적은 닮았다. 그러나 추종관계가 아닌 차기 대권을 놓고 피할 수 없는 승부를 벌여야 하는 운명에 놓여있다.

정 대표와 박 전 대표 모두 부친의 후광을 온몸에 받았다. 정 대표는 고 정주영 현대 회장의 아들로서 귀족·재벌 이미지가 강하다. 이 때문에 서민이미지 확보가 그에겐 과제다.

박 전 대표는 고 박정희 대통령의 딸로서 산업화의 아버지와 독재자의 자식이란 이미지가 교차한다. 중도세력과 민주개혁층의 반감을 무마해야 대권을 거머쥘 수 있다.

이들은 정치적 외도 시기도 같았다. 보수성향의 정몽준 대표는 2002년 대선을 앞두고 국민통합21을 창당했고 이 시기 박근혜 전 대표도 한나라당을 탈당, 한국미래연합을 만들었다.

이 당시 이들은 모두 대선후보 출마에 실패했다. 정 대표는 당시 민주당 후보로 나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예선대위원장을,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각각 맡았다.

모두 패자였다. 한나라당은 그해 대선에서 패배했고, 정 대표는 투표일 하루 전에 노 후보의 지지를 철회, 결국 패배자로 남았다.

이들은 한나라당 대표자리에 오른 것도 닮았다. 2004년 박 전 대표는 대표로서 탄핵 역풍으로 만신창이가 된 야당 재건에 힘썼다. ‘천막당사’ ‘외부심사위를 통한 공천’ 등 당 개혁에 앞장섰다.

정 대표는 2009년 대표직에 오르며 ‘변화와 개방’을 주창했다. 당내 개혁성향 민본21 소속 의원 등과 회동을 하며 조기전당대회, 공천제 개혁 등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태생적 한계부터 정치적 삶이 비슷한 이들은 2012년 대권을 놓고 한판 싸움을 벌여야 할 처지다. 분명한 것은 유년 시절을 함께 보낸 소꿉놀이 친구의 우정은 더 이상 없다는 점이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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