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생사 기로의 관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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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9-21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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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가 가을바람을 타고 빠르게 확산되면서 여행ㆍ관광 업계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전국에서 예정됐던 축제와 각종 행사들이 연이어 취소되고, 여행사 예약도 예년의 절반수준이다. 업계는 신종플루가 장기화 될 경우 고사위기에 봉착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여행업계는 추석 연휴가 짧은데다 신종플루까지 겹쳐 ‘한가위 특수’란 말 자체가 실종됐다.

여행업계관계자는 “신종플루 사망자 발생 이후 예약해놓은 여행상품을 취소하는 문의는 쇄도했지만, 여행상품을 물어보는 전화는 거의 끊긴 상황”이라며, “당분간 이런 상황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경기침체·자연재해·신종플루 등의 연이은 악재로 고사위기에 내몰린 여행업체들은 무급휴가를 실시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벌이며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나투어는 이달 들어 1400여명 전 직원을 대상으로 5일씩 무급휴가를 실시하고 있다. 모두투어도 10월 이후의 유급휴직 희망자 신청을 받고 있다. 롯데관광 역시 올 연말까지 한 달씩 무급휴가를 주는 것이 확정적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역 관광업계 역시 신종플루 여파로 축제 없는 가을을 보내고 있다.

과거 이맘때면 가을 단풍놀이나 수학여행 등의 예약이나 관광버스 대여 등의 문의가 줄을 이었지만 올해는 뚝 끊겼다. 도내 주요 지역축제마저 대부분 취소, 축소 돼 가을철 관광경기가 초토화되고 있다.

신종플루 여파로 최대 위기로 내몰리면서도 ‘벙어리 냉가슴’만 앓았던 관광업계가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관광업계관계자는 “더 이상 방치하면 관광업계 전체가 생존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라며, “총체적 난관에 빠져있는 관광업계에 세제해택 등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또 “정부 관계부처는 조용한 정책을 실행하고 언론은 과대한 보도를 자제해 줄 것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신종플루라는 독감을 앓고 있는 여행ㆍ관광업계가 어두운 터널을 지나 언젠가는 희망을 얘기하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아주경제= 최민지 기자 choimj@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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