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는 21일부터 FTSE 선진국 지수에 공식 편입된다.
2004년 9월 FTSE가 국내 증시를 선진시장 편입을 위한 관찰 대상국에 포함한 지 정확히 5년만이다.
국내 증시가 규모 뿐 아니라 경제·사회·정치적 안정성을 비롯해 질적 수준 등에서 선진국 수준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 1차 유입액 3조7000억 추정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와 런던증권거래소가 1995년 공동 설립한 FTSE지수는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와 함께 세계 양대 투자지표로 평가된다.
이들 지수는 주요국 투자기관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개별 국가 주식 비중을 결정하는 기준으로 사용되고 있다.
때문에 향후 국내 증시에 대한 재평가가 기대되고 있다.
특히 '코리아 디스카운트'(할인) 해소, 장기투자 성향의 안정적 글로벌 주식자금 유입에 따른 증시 변동성 감소와 같은 직접적 혜택이 기대된다.
하지만 FTSE 선진지수 편입에 부정적인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선진신흥시장 주식자금의 선(先)이탈, 우선 투자국에서 멀어질 가능성, 소수 대형주 중심으로의 외국인 투자 쏠림 현상 심화는 우려점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FTSE 선진국 지수 편입에 따른 해외 투자자금의 일차적인 순유입 규모가 31억달러(3조7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FTSE 선진국 지수 편입에 따른 신규 유입자금 176억달러에서 신흥시장 탈퇴로 인한 자금유출액 145억달러를 제했다.
이는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지난 14일부터 편입 직전인 18일까지 폭발적 매수세를 선보이며 기록한 순매수 규모 3조6877억원과 거의 일치하는 금액이다.
이기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자금 유입 효과는 지수 변경 시점에 가장 크게 나타나며 FTSE 선진지수 편입 이후에는 짧게는 2주, 길게는 1달에 걸쳐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가능성 커져"
하지만 실질적인 선진 자본시장으로 거듭나려면 향후 시장 개혁을 게을리 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다.
아직 MSCI 선진지수 편입이란 과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MSCI 지수는 영국계 및 유럽 본토 일부 기관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관 자금이 벤치마크하는 지수다.
때문에 선진지수 편입에 성공하면 FTSE 선진지수 편입보다 훨씬 더 큰 파괴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 증시는 지난 6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실패한 바 있다.
MSCI는 당시 한국 증시가 규모나 유동성 측면에서는 선진시장 지정 요건에 부합한다고 인정했으나 역외 원화시장의 부재와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도 등의 제한을 선진지수 편입 제외의 빌미로 삼았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한국 증시가 MSCI 선진지수에 편입되려면 그간 저평가 요인으로 작용했던 기업 지배구조와 높은 주가변동성, 낮은 배당성향, 선진국 수준에 미흡한 증권거래 제도 등을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장기 투자 성향의 글로벌 투자자 증가에 발맞춰 국내 증시에서도 개인 자금의 기관 투자화, 기관 투자자 비중 확대 및 장기투자 문화 정착 등 실질적인 선진국 자본시장으로의 발전 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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