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미국 전업주부들을 다시 일터로 내몰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결혼과 자녀 양육 등을 위해 직장을 그만뒀던 고학력 주부들이 남편의 해고나 수입 및 자산 감소,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다시 일자리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에 따르면 변호사로 일하다 직장을 그만둔 지 20년이 된 트루디 푸츠로는 최근 다시 일을 시작했다. 금융시장이 몰락하면서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자녀 교육비, 의료비 부담 등으로 일을 해서 돈을 벌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몰린 탓이다. 그녀는 운이 좋게 로스쿨 동창 덕에 꽤 괜찮은 조건으로 재취업에 성공했다.
리사 휴즈는 남편의 갑작스런 해고로 돈벌이에 나서게 됐다. 기업 변호사로 일했던 그녀지만 16년만에 다시 일자리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미국 노동통계청의 자료에서도 부유한 여성층이 다시 노동인력으로 복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 나타난다.
대졸 학력에 배우자와 함께 사는 25~44세 여성 중 일을 하고 있거나 일자리를 찾는 사람의 비중은 올해 상반기에 78.4%로 2007년 같은 기간(76%)보다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경기침체로 실직자가 늘어나면서 구직을 단념하는 사람도 증가하기 때문에 취업자나 취업을 하려는 사람의 비중이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기간에 같은 연령대와 조건에 있는 남성 중 일을 하고 있거나 일자리를 찾고 있는 사람의 비중은 97.4%에서 97.1%로 떨어졌다.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의 조앤 윌리엄스는 경기침체 시작 이후 해고된 사람들의 79%가 남성이기 때문에 남편 혼자 벌이를 하던 가정은 매우 취약해지게 될 수밖에 없다며 이로 인해 그동안 일을 하지 않던 주부들도 취업전선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