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 제자리걸음 '속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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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9-20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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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무구조개선 작업이 시작된 지 반년이 되도록 지지부진하면서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우건설을 비롯해 금호생명과 강남터미널의 지분 매각 등이 순탄지 않다. 이에 따라 구조조정 시한을 석달 앞두고 그룹 안팎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0일 금융당국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대우 건설의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은 오는 22일까지 국내외 기업과 투자자들로부터 대우건설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할 계획이다.

산은은 지난달부터 대우건설 매각 절차에 들어갔으며 최근엔 비밀유지동의서(CA)를 체결한 투자자들에게 입찰개요서(IM)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입찰개요서를 받은 유일한 국내 기업인 한화그룹은 대우건설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인수 의사를 표명한 미국계 건설그룹과 외국계 펀드들도 노동조합의 반대 등을 의식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 풋백옵션 행사일인 오는 12월15일까지 3조원이 넘는 풋백옵션 대금의 조달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18일 현재 대우건설 주가는 1만4300원으로 풋백옵션 행사 가격인 3만1500원과는 여전히 차이가 크다.

대우건설과 더불어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의 핵심을 이루는 금호생명 매각 작업도 최근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생명 매각의 기존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칸서스자산운용이 투자자 모집에 실패하자, 최근 다른 인수대상자와의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잠재적인 인수후보로 기업은행 국민은행 SC제일은행 등과 더불어 외국계 보험사인 뮌헨그룹과 악사 및 퀀텀펀드 등이 거론되고 있다.

매각과 별개로 금호생명은 지급여력비율이 지난달 7월 기준으로 106%에 불과, 매각이 곧 성사되지 않을 경우 1500억원 이상의 자본 확충을 해야 한다.

여기에 최근 시중은행들이 최근 금호생명이 출시한 방카슈랑스 상품 판매를 중지하거나 중단을 검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가뜩이나 매각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는 금호생명으로서는 초비상에 걸린 셈이다.

이밖에 지난 달 18일 사모투자펀드 코아에프지와 체결할 예정이었던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지분 매각의 본계약도 연기된 상태다. 지난 16일 금호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금호터미널 지분을 계열사인 대한통운에 매각해 2190억원을 회수했지만, 덩치가 더 큰 금호생명, 강남터미널 등은 매각작업이 순탄치 않은 것이다.

대우건설, 금호생명 등의 매각 작업이 끝나고 풋백옵션을 다 정리한다고 해도 금호의 유동성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금호산업의 매각 손실을 메우기 위해 계열사 등이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 확충을 해야하는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박삼구 그룹 회장과 동생 박찬구 회장이 갈등을 빚어 동반 퇴진하면서 자랑스러운 형제 경영의 전통마저 25년 만에 막을 내린 금호아시아나그룹. 3개월 내 기업회생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가 업계의 관심이다.

아주경제=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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