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인수, '달러화'냐 '오일머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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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9-2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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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인수전에 벡텔ㆍ파슨스ㆍ블랙스톤 등 미국계 자금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미 인수전에 뛰어든 중동의 '오일머니'와 한판승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계 기업 및 자금들은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의 엔지니어링 회사인 벡텔은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법률 자문사로 법무법인 '김&장'을 선정하고 인수를 위한 사전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또 인수를 전담하는 TF를 구성하고, 최근에는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과 노무라증권 관계자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벡텔은 그동안 인천공항철도 공사 등 수많은 국내 토목ㆍ건설사업에 참여한 노하우와 시너지 효과를 강점으로 부각할 계획이다.

이외에 산업은행으로부터 투자제안서(IM)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파슨스, 블랙스톤 등 사모펀드회사(PEF) 등도 대우건설 인수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건설에 대한 달러 자금의 이 같은 러브콜은 중동의 오일머니와의 대결이 불가피해졌다. 중동의 국부펀드가 대우건설 인수 의사를 굳혔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채권단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주 중동계 국부펀드의 총투자책임자(CIO)가 한국을 방문했다. CIO는 대우건설 매각 주간사 관계자들을 만나 인수 조건 등을 사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미국계 사모펀드를 통해 대우건설을 인수한다는 방침이지만, 실질적인 인수 주체로서 상당히 강력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과 중동계 건설사들은 비경쟁 관계인 데다, 대우건설을 통해 외주 발주 물량을 상당량 자체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 한화그룹 등 국내 기업들이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한 이상, 대우건설 인수를 두고 미국계 달러자금과 중동계 오일자금이 맞붙을 가능성이 사실상 가장 크다.

산업은행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는 기업들을 상대로 예비실사를 거쳐 10월 말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기업은 자산실사를 거쳐 본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예상되는 대우건설 매각가격은 현재 주가인 1만4000원대에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더한 1만8000원선.

하지만 미국계 자금과 중동 국부펀드의 입찰 경쟁이 치열해 질 경우 입찰가격이 주당 2만원선을 웃돌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편, 대우건설이 외국에 넘어갈 경우 금호그룹은 회사 확장을 위해 대우건설을 무리하게 인수했다가 알짜 기업을 해외에 넘겼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도 기업구조조정 활성화 등을 위해 대우건설 서둘러 매각했다는 비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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