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SK C&C 상장을 다시 추진하면서 지주회사 체제 구축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21일 SK그룹에 따르면 SK그룹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은 지난 18일 오후 이사회를 열어 SK C&C 지분 30%를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통해 매각하기로 결의했다.
또 SK네트웍스도 21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보유하고 있는 SK C&C 지분 15%를 시장에 처분키로 의결했다.
이같은 SK C&C의 지분 매각은 2007년 7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선언한 SK그룹이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해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것이다.
SK그룹은 SK C&C→SK㈜→SK텔레콤ㆍSK네트웍스→SK C&C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SK그룹은 지난해 6월 SK C&C를 상장한 후 지분을 매각해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려 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시장 침체로 SK C&C 상장을 연기하고 2011년 6월로 지주회사 설립 유예를 요청한 바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핵심은 SK C&C를 둘러싼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것"이라며 "SK C&C 상장 마감시한이 12월 23일이지만 11월까지는 상장을 마무리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올해 SK C&C가 상장되면 빠르면 내년께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SK그룹측은 이에 대해 "SK C&C가 상장과 지분매각이 이뤄지면 그룹 지주회사의 대주주가 상장법인이 돼 다른 지주회사보다 경영 투명성이 한층 강화된 'SK式' 지주회사체제가 완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SK그룹이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기 위해서 SK C&C의 순환출자 해소뿐만 아니라 금융자회사인 SK증권을 매각해야 한다.
하지만 이 문제는 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지분 보유를 허용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 SK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는 SK C&C 지분 매각을 통해 상당한 유동성을 확보할 것으로 보여 투자여력이 한층 강화 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SK C&C의 공모가를 주당 4만~5만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가 보유 중인 SK C&C 지분 2250만 주(전체 주식수 중 45%) 매각이 이뤄지면 1조원 이상의 자금이 확보될 것으로 관측된다.
더불어 최태원 SK 회장도 SK C&C가 상장되면 1조원대로 이르는 주식평가액을 거머쥐게 될 전망이다. 최태원 회장은 현재 44.5%의 SK C&C 지분을 갖고 있다. 이는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의 보유지분을 합한 규모로 최 회장은 SK C&C의 개인 최대주주다.
아주경제= 이미경 기자 esit9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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