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체 판매량의 70%가 ‘i-시리즈’
‘i-시리즈’를 필두로 한 현대차의 유럽 공략이 거세다. 글로벌 경기위축으로 자동차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도 1977년 유럽에 처음 진출한 이후 30여년 만에 1120배나 성장하며 ‘오지랖’을 넓히고 있다.
유럽 자동차 공업 협회(ACEA)가 발표한 신차등록기준에 따르면 이미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22만6000대를 팔아 작년보다 19.8%나 증가하는 등 유럽 자동차 업체 중 가장 빠른 성장을 하고 있다. 주된 요인은 유럽 주요 국가들이 작년 말부터 도입하기 시작한 폐차 인센티브제도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차량 교체수요를 자극, 판매가 회복 되는 시장 모멘텀을 현대차가 잘 활용한 것이다.
실제로 폐차 인센티브 혜택이 가장 큰 소형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최근 1, 2년 사이 이들 차급에 신 모델 투입을 마친 현대차가 제품 경쟁력을 무기로 판매를 크게 늘렸다. i30는 8월까지 전년보다 27% 늘어난 5만8992대, i20는 3만5307대가 팔렸다. 또 i10은 소형차 수요 증가에 힘입어 7만543대가 팔려 작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반면 폐차 인센티브 혜택이 적은데다 고유가와 CO2 배출에 따른 세제 부담 등으로 D세그먼트 이상의 중대형과 SUV·MPV 등 RV는 수요가 크게 줄었다. 주력 SUV 모델인 투싼(1만3967대)과 싼타페(8750대)가 전년대비 각각 43.5%, 53.7%씩 줄었다.
하지만 중소형차 성장에 힘입어 현대차는 올 8월까지 중소형차(A·B·C 세그먼트)만 총 18만3862대를 판매하며 유럽 전체 판매의 82.9%를 차지했다. 이는 67.2%였던 작년보다 판매비중이 15.8%p나 증가한 것이다.
현대차 체코공장 조립라인/현대차 제공
◇올해 33만6천대 목표‥작년 대비 17% 성장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는 올해 유럽시장에서 작년보다 17% 늘어난 33만6000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목표 달성을 위한 방안으로 현대차는 △전략차종 확대 공급 △딜러 판매역량 제고 △고객 만족도 제고 △국가별 맞춤 마케팅·판촉활동을 펼 계획이다.
우선 중소형차 수요 증가에 대비해 i-시리즈를 중심으로 판매성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지 전략형 주력모델로 i10, i20, i30의 라인업 판매를 늘리기로 한 것이다.
재고가 부족한 i10은 물량을 확대하고, 가장 최근에 투입된 i20는 신차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특히 폐차 인센티브 제도가 실시되는 나라를 중심으로 i10과 i20 광고를 강화하기로 했다.
체코공장에서 생산되는 i30는 스포티 팩, 블루 디젤 등 파생 모델을 시장에 투입해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이달부터 생산에 들어간 친환경 i30 블루 디젤(ISG장착)모델은 신차효과를 높이기 위해 영국, 독일 등 주요 5개국 고객 체험단을 하반기에 약 3개월간 운영한다. 유럽지역 자동차 기자단을 체코공장에 초청해 공장견학과 i30 시승회도 연다.
환경규제 강화로 판매가 부진한 SUV 판매 확대를 위해 구원투수로 싼타페 부분변경모델을 4분기부터 투입하고, 내년 초에는 ix35(투싼ix)도 출시할 계획이다.
유럽의 2300여 개 딜러를 대상으로 2012년까지 매장 시설 개선과 딜러 표준화 및 고급화를 통한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판매역량 강화에도 나선다. 고객 만족을 위한 비포서비스는 연말까지 17개국 4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지역별로 중점차종 시승회를 연계해 판촉 효과를 배가시킬 방침이다
유럽교육센터를 중심으로 정비인력 인증프로그램 등 전문 교육프로그램도 확대하고 판매 확대와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마케팅, 판촉활동도 강화한다. FIFA 월드컵 공식 후원사 권리를 활용해 주요 국가에서 월드컵 자동차 로드쇼도 진행할 예정이다.
또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이어 하반기에 예정된 체코 프라하·스위스 취리히·이탈리아 볼로냐 모터쇼 등에도 참가해 신차 홍보 및 친환경 이미지도 알릴 계획이다. 국가별 시장특성에 따른 제품 홍보도 펼 방침이다.
한편, 현대차는 1974년 토리노 국제자동차박람회에 포니 시제품을 출품한데 이어 1977년 12월 그리스로 300대를 첫 수출하며 유럽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듬해 10월 네덜란드에 판매법인(HMH)을 설립하고 그리스·네덜란드·벨기에 등으로 시장을 넓혀 1978년 1240대, 1979년 3345대, 1980년 3231대를 판매했다. 이후 2004년 33만9000대, 2005년 35만대를 판매하는 등 유럽을 발판 삼아 글로벌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주경제= 독일(프랑크프루트)/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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