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체코공장 조립라인/현대차 제공 |
현대자동차가 24일 중동부 유럽에 위치한 체코에 연산 20만대 규모의 자동차 생산공장을 준공했다. 하지만 차 판매의 본산인 서유럽 심장부로 곧바로 진격한 것이 아니라 외곽으로 선회한 것이어서 궁금증을 낳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유럽 진출을 위한 입지 우위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과의 시너지 효과 △우수 인력 확보 가능 △체코 정부의 적극적인 유치 의지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체코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경제권인 EU 역내에서 무관세 자유 교역이 가능한 장점을 갖고 있다. 2004년 EU가입 이후 제조업을 중심으로 외국인 직접 투자가 활발하다.
현대차 역시 유럽 공략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공급 안정 및 관세 절감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절실한 만큼 EU 역내 생산기지를 마련하게 됐다는 것이다.
거기에다 체코는 동구권 중앙에 위치해 동서 시장 모두를 공략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다. 특히 중·동부 유럽에서 가장 선진화된 교통망을 갖춰 서구와 동구를 잇는 교차점 역할을 하고 있다.
도로와 철도 등 운송망 밀도(일반도로 기준 100㎢ 당 161.4km, 2008년)가 유럽 내에서도 가장 높다. 철도 역시 총 연장 9588km에 달해 유럽 국가 중 단위면적당 가장 높다. 철도 근대화 계획이 추진 중이어서 향후 물류 인프라가 더욱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체코공장은 2006년 말 양산에 들어간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질리나 소재)과 근거리인 노소비체에 위치하고 있다. 두 공장간 거리가 약 85km로, 차로 두 시간 거리다. 기아차 공장과 함께 현지에 진출한 19개 협력업체들로부터 부품 공급이 원활한 장점이 있다.
또 다른 이유는 양질의 교육을 받은 노동력을 서유럽보다 낮은 임금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체코는 대학생 10명 중 4명이 이공계 졸업생으로 프랑스·독일·영국 다음으로 높고, 중·동부 유럽에서는 최고 수준이다.
또한 이론과 실무를 병행하는 고등기술학교와 종합고등학교, 전문분야 실무에 기반을 둔 직업전문학교 등을 통해 인력이 꾸준히 배출돼 산업국가로서 기능인력 수급이 원활하다.
◇체코 정부 인센티브 15% 지원도 한 몫
체코 정부의 현대차 유치에 대한 강한 유치 노력과 인센티브도 한몫 했다. 체코 정부는 지역발전 및 경제 살리기에 결정적인 계기가 될 현대차 체코공장의 유치를 위해 공장부지 및 인프라에 대한 지원·현금보조금·법인세 감면·교육비 35%지원·소방시설 지원 등 총 투자비에 대한 15% 인센티브를 지원했다.
이 같은 정부의 적극적인 외자유치 노력으로 체코는 금융위기에 따른 세계 경제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금년도 1분기 중 외국기업의 체코 내 직접투자는 총 360억 크라운(약 200만 달러) 전년 동기 대비 72억 크라운(약 40만 달러)이나 증가했다. 올해 3월 말 누적기준으로 체코에 진출한 외국자본만 총 1248억 달러에 이른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메이커 중 하나인 스코다로 유명한 체코는 전통적으로 중·동부유럽 최대의 자동차 강국으로 알려져 있다. EU 가입 이후 비교적 큰 내수시장을 갖고 있는 폴란드에 근소한 차이로 그 지위를 내주긴 했지만 산업 생산기지로서 경쟁력 만큼은 체코가 한수 위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현재 체코에서 자동차를 생산 중인 업체는 모두 3곳이다. 체코 자동차 생산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스코다, 2005년부터 도요타/푸조시트로엥간 전략적 제휴로 공동생산에 돌입한 연 최대 30만대 규모의 공장 TPCA(Toyota, Peugeot and Citroen Auto), 작년 11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 현대차 체코공장(HMMC)이 그것이다.
아주경제= 체코(노소비체)/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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