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너체제 복귀 “분위기 무르익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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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9-24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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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경영진들사이에서 이건희 전 회장의 복귀를 바라는 발언들이 잇달아 터져 나오며 이 전 회장의 복귀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2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삼성 모바일 솔루션(SMS)’ 포럼에 참석한 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사장은 내외신 기자간담회에서 개인적인 생각임을 전제로 “삼성 뿐 아니라 국가적인 이익을 위해 이 전 회장의 노하우를 활용할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권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삼성전자의 투자와 오너체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같은 견해를 피력했다.
 
권 사장은 현재 경영체제가 투자에 영향을 주느냐는 질문에 대해 “삼성은 이건희 전 회장이 장기적 계획에 따라 경영해 왔다”며 “삼성은 긴 안목에 따라 투자를 했고 지금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의 체제가) 당장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10년 뒤에는 경영체제 변화로 인해 투자와 경영 등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권 사장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9월초 베를린에서 열린 ‘IFA(국제가전전시회) 2009’ 부문에서 삼성전자 DMC부문 최지성 사장이 이 전 회장 복귀의 필요성을 제기한 데 이어 두 번째다.
 
당시 최 사장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회사 전체의 힘을 한 곳에 모아야 할 경우가 많지만 현 체제에선 불가능하다. 과감하고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하고 그에 따른 모든 책임을 질 오너 경영자가 필요하다”는 요지의 말을 했다.
 
이처럼 삼성전자의 경영진들이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오너체제 비판여론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공개적으로 오너체제로의 복기를 언급하는 것은 삼성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다는 것이 재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즉 이건희 전 회장 퇴진 후 만들어진 현재 삼성의 경영체제가 과연 삼성을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이끌 수 있느냐 하는 문제의식을 삼성 경영진들이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재계 관계자들은 실제 과거 삼성이 메모리 반도체와 LCD 등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고 그 결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오너경영체제가 아니고선 달성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때문에 재계 관계자들은 조만간 삼성 내부에서 이 전 회장의 복귀에 대한 공론이 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부의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아주경제가 지난 9월9일부터 11일까지 경제전문가 2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건희 전 회장의 복귀를 긍정적으로 보는 의견이 57%에 달하는 반면 복귀를 반대하는 의견은 6%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재계 중견그룹의 한 임원은 “사실 현대자동차가 올해 미국시장에서 실직시 차를 되사준다는 ‘바이백(Buy Back)프로그램을 도입해 큰 성공을 거뒀는데, 이 같은 프로그램은 위험도가 너무 높아 오너체제가 아니면 엄두도 낼 수 없었을 것”이라며 “삼성그룹 역시 앞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해나가야 하는데 지금처럼 위원회 비슷한 집단 전문경영인체제(사장단회의)로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즉 삼성이 지금과 같은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오너경영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상당수 경제전문가들의 의견인 셈이다.
 
이처럼 이 전 회장의 복귀 여론이 삼성그룹 안팎에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과연 삼성 수뇌부가 어떤 선택을 할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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