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크리스마스'의 한석규-심은하. '봄날은 간다'의 이영애-유지태. '외출'의 배용준-손예진. 그리고 '행복'의 임수정-황정민까지.
관객이 그 당시 가장 사랑하고 싶은 남녀 배우를 캐스팅. 영화 속 연인들의 열애와 이별, 배신과 상처까지도 더 실감나는 돋을새김으로 남겨 온 허진호 감독.
그의 5번째 로맨스 '호우시절'의 연인들은 정우성과 고원원이다. 8월의 크리스마스부터 염두에 두었으나 스케줄이 번번이 맞지 않았었던 정우성과는 '때를 알고 내리는 좋은 비'처럼 마침내 호우시절을 통해 인연이 닿았다.
호우시절의 '동하'는 잃어버린 꿈과 말하지 못 한 채 보내 버린 사랑을 가진 일상 속의 인물이다. 정우성은 사랑 앞에서 들뜨고 손을 내밀까 말까 주춤거리고 상처받기도 하는, 누구나 지나왔을 감정 선을 공감가는 연기로 한 발 더 관객을 향해 다가왔다.
모든 남자들이 생애 처음으로 설렐 법한 첫 사랑의 느낌을 전해 준 '메이'역의 고원원은 "순수하고 맑은 첫 사랑의 이미지였으면 좋겠다"는 감독의 제안으로 결정되었다.
한국 관객에게는 낯설지만 중국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난징! 난징!'의 히로인으로 14억 중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현재형의 여배우이다. 선입견 없이 순백의 첫 사랑 그 느낌 그대로 '정우성의 연인'으로 첫 인사를 건넨다.
미국 유학 시절 친구라는 설정 상 두 사람 모두 외국어인 영어로 가장 친밀한 감정인 사랑을 연기해야 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였다. 난생 처음 하는 외국어 연기였지만 두 배우는 오히려 몇 년 만에 다시 만나 약간은 어색한 친구에서 서서히 진짜 연인으로 변해가는 동하와 메이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오히려 좋았다고 말한다.
정우성은 "사랑이라는 감정은 다행히 언어가 달라도 다 비슷비슷하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는 비슷한 감정, 쓰여 지는 언어의 느낌들이 늘 우리가 가지는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은 표현이었다"며 "어떻게 보면 첫 영어 연기의 시도로서 사랑 연기를 선택한 것은 다행이고 용이한 접근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고원원은 "처음 하는 영어 연기가 너무 큰 부담이었는데 친절하게 마치 영화 속 '동하'처럼 리드를 잘해 주었다"며 "장난도 잘 치고, 배려도 많이 해 주어서 오랜 만에 만난 친구처럼 연기 감정을 잡아갈 수 있었다"고 전했다.
촬영 시작 1주일 전에야 비로소 처음 만난 두 배우. 하지만 진짜 친구와 연인을 오가는 듯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때로는 장난기 있고 때로는 도발적인 커플연기를 선 보였다.
아주경제= 인동민 기자 idm8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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