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경제연구소가 '달러 캐리 트레이드' 확대로 올 4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이 1170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24일 연구소는 '달러 캐리 트레이드의 부상과 달러화 약세'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저금리, 풍부한 유동성, 위험회피성향 완화 등으로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더욱 확대될 여건이 형성됐다"며 이 같이 밝혔다.
캐리 트레이드란 저금리 통화를 차입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통화 자산에 투자, 차익을 내는 것으로 그동안은 엔화가 가장 선호돼 왔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디레버리징(부채축소)이 진행되고 달러화와 엔화의 리보(Libor) 금리가 역전되면서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활성화됐다.
연구소는 "9월 중순 이후 3개월물 달러 리보금리는 0.3% 이하에서 형성되는 등 사상 최저 수준을 잇고 있다"며 "미국이 제로 금리를 선언한 뒤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임에 따라 달러화를 매도해 고수익 자산을 매입하는 경향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또 "경상수지 흑자 추세가 이어지고 있고 대외조달 증가와 국내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원·달러 환율은 추세적으로 하향 구조에 놓여 있다"며 "이 자금이 국내로 유입됨에 따라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순매수한 규모는 이달 중반까지 주식 23조원, 채권 30조원에 이른다.
박용하 구미경제 팀장은 "우리나라의 경기회복 속도 및 원화 절상속도가 달러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유인요인이 되고 있다"며 "조만간 우리나라가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재정거래 유인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소는 이 같은 추세가 지속돼 원화 가치가 상승할 경우 내년 1분기 평균 환율이 1150원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연구소는 미국이 일본이나 유로지역보다는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 미·일 정책금리 차이가 확대돼 내년 하반기 이후에는 엔캐리 트레이드 유인이 다시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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