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푸대접 받는 ‘진짜’ 그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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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9-24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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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상의 단거리 이동 수단 자전차(車) '막상 타려니…'

최근 자동차업계의 화두는 단연 ‘그린카’다. 전 세계 각 자동차 제조사들은 연비를 높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낮추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연비 무한대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0에 가까운 ‘진짜’ 친환경차는 이미 존재한다. ‘자전차(車)’가 바로 그것이다.

자전거는 공해가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최근 직장인들의 운동부족 현상을 출퇴근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최상의 단거리 이동 수단이다. 또 자전거는 생각보다 빠르다. 시내에서 걸리는 시간도 대중교통이나 막히는 출퇴근길의 자가용과 비슷하다. 때로는 더 빠르기도 하다.

실제 기자가 집(잠실)에서 13km 거리의 학교(이문동)를 통학할 때나 15km 거리의 회사(광화문)까지 출퇴근하며 걸린 시간은 50분~1시간이었다. 대중교통(1시간~1시간 10분)보다 조금 빠르고 출퇴근길 자가용(30~40분)보다 약간 느린 정도다.

교통비도 아낄 수 있다. 자가용 출퇴근과는 비교할 필요도 없다. 대중교통과 비교해도 매달 약 5~10만원에 달하는 출퇴근 교통비를 아낄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친환경 녹색성장’ 시대임에도 자전거는 사회적으로 여전히 푸대접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자전거는 예나 지금이나 ‘차’도 아니고 ‘보행자’도 아닌 애매한 존재다.

가장 큰 문제는 자전거도로. 서울시 및 관련 기관들은 '한강을 포함한 자전거도로가 총 얼마가 이어졌다'며 자전거 이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지만, 시가 만들어 놓은 '명목상' 자전거도로는 사람이 다니는 인도와 구분이 없을 뿐더러 곳곳이 끊겨 있으니 있으나마나다.

기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자전거 출퇴근족’에게 실제 출퇴근용 자전거도로는 차도와 보도 사이의 50cm 남짓한 공간에 불과하다. 이 좁은 길에서 차들의 눈치를 봐 가며 아슬아슬한 곡예를 하고 있다.

자전거 이용자를 늘이기 위한 해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서울 시내 전 주요도로에 버스전용차선을 만든 추진력으로 명목상이 아닌 실제 이용 가능한 자전거도로를 확충해 나가는 것이다. 진정한 친환경 녹색성장은 요란한 구호에 있지 않다.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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