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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행장, "보스 아닌 리더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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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9-28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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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2년 하나은행과 서울은행의 합병 과정을 진두지휘하던 김정태 하나은행장(당시 지원본부장)은 그 해 겨울 통합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지방을 방문한 적이 있다. 김 행장은 직원들이 머물 숙소에 미리 도착해 하룻밤을 지낸 후 다음날 서울에서 내려 온 직원 전원에게 두터운 외투를 선물했다. 한 겨울 추위를 견뎌내기에는 숙소의 난방 상태가 영 시원찮았기 때문이다.

조직과 직원을 아끼는 김 행장의 평소 마음가짐을 그대로 드러내는 에피소드다.

김 행장은 평소에 "보스는 뒤에서 채찍을 휘두르며 앞으로 내몰지만 리더는 솔선수범해 먼저 앞으로 나간다"며 보스가 아닌 리더가 되고 싶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

하나은행이 금융위기가 몰아친 와중에도 국내 4대 은행의 지위를 굳건히 지켜내며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는 것은 김 행장의 헌신적인 노력에 힘입은 바가 크다.

◆ 저녁을 두 번 먹는 은행장

지난 4월 김 행장이 강남지역 본부장 및 소속 지점장들과 저녁 식사를 할 때의 일이다. 김 행장은 최창식 본부장은 물론 30명이 넘는 지점장들의 이름과 성격 등을 빠짐없이 기억하며 악수를 건넸다.

이날 참석한 한 지점장은 "10년 전에 함께 저녁을 먹었던 일까지 기억하실 줄은 몰랐다"며 "조직에 대한 애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행장은 저녁을 두 번 먹는 은행장으로 유명하다. 5시 반에 지역본부 본부장 및 지점장들과 첫 저녁을 먹고 7시 반에는 외부 고객 및 기자들과 한 번 더 저녁 식사를 한다.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직원들을 격려하고 소통을 강화하려는 김 행장의 의지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김 행장이 취임 직후 개설한 'JT(Joy Together) 블로그'는 하나은행의 모든 직원들이 즐겨 찾는 명물이 됐다.

김 행장은 블로그를 통해 직원들과 소통하며 정서적 유대감 및 친밀감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10일 현재 블로그를 찾은 방문객은 31만명을 넘어섰다.

김 행장은 "자식들이 재롱 부리는 이야기, 부부싸움 이야기, 남자친구가 속 썩이는 이야기 등 블로그를 방문하는 직원들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즐겨 듣고 있다"며 "은행장이 아닌 인생 선배로서 조언을 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펀(fun)경영 전도사

김 행장은 지난 3월 취임 후 한 달도 되지 않아 '노사화합을 위한 공동선언문'을 이끌어 내 업계를 놀라게 했다. 노사 간의 벽을 허물고 당면한 과제들을 함께 풀어보자는 김 행장의 호소에 노조가 호응한 것이다.

김 행장은 "급변하는 금융시장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노사가 화합해 영업력을 결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노사가 대립하게 되면 직장에서 즐겁게 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행장은 줄곧 '직원이 즐겁게 일하는 직장', '일할 맛 나는 직장'을 강조해 왔다.

이를 위해 하나은행 본점 지하에 있는 주점을 개조해 임직원 커뮤니케이션 공간인 'Joy Together Room'을 열었다. 김 행장은 직접 웨이터로 변신해 직원들에게 서비스하며 친근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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