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주요 선진국들의 세계 경제 공조 체제 구축 과정에서 비중있는 중재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25일 내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지로 사실상 한국이 확정되면서 세계 경제 정책 결정 과정에서 한국이 할 중재자 역할에 국제 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국은 그동안 세계무대에서 선진국과 신흥경제국 간의 조율에 노력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G20 정상회의 한국 개최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국제 사회에서 중재자, 균형자, 조정자로서의 역할이 급격히 확돼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국제기구 원조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까지 받았던 한국이 이제는 G20 정상회의까지 개최할 정도로 국제 공조 체제에 있어 중심적인 국가로 올라서게 됐다는데도 의미가 크다.
G20은 1997년 아시아 외환 위기 이후 국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협의체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1999년 선진 7개국(G7)과 신흥경제국인 한국, 러시아, 중국,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멕시코, 사우디아라비아, 남아프리카 공화국, 터키, 유럽연합(EU) 의장국이 참여해 창설됐다.
G20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90%를 차지하며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속해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G20은 매년 정기적으로 회원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회의를 주도해왔으며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정상회의로 성격이 격상됐다. 회원국 정상들이 회동한 것은 작년 11월 워싱턴과 지난 4월 런던이 유일하다.
이처럼 G20이 정상들의 모임으로 확대된 것은 그만큼 세계 경제 위기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한국은 지난해 브라질, 영국과 함께 G20 공동의장국에 선임되면서 G20 내 발언권을 키웠다.
올해 G20 의장국은 영국으로 2008년 의장국인 브라질과 2010년 의장국인 한국이 공동의장국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G20은 주로 글로벌 경제 안정과 관련된 주요 이슈를 놓고 권고안을 채택하는 수준이었으나 정상 회의로 격상되고 나서 재정 정책 공조에서부터 시작해 금융 규제 문제까지 구속력을 갖는 합의를 이끌어내는 기구로 진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세계 경제의 큰 그림은 G7이 그리기 때문에 G20은 이같은 가이드라인에 따라 움직이는 수준에 그친다는 비난도 있지만, 최근 들어 중국 등 신흥경제국들의 파워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G20이 G7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세계 각국도 한국만큼 선진국과 신흥국의 입장을 중간에서 잘 조율할 나라는 없다는데 동의하고 있다"면서 "특히 G20 의장국인데다 G20 정상회의 개최도 유력한 만큼 우리에게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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