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는 지난 18일 작년 결산안에 대한 첫 정책질의를 시작한 뒤로 장관 출석 문제를 놓고 하루도 무난하게 넘어간 적이 없다.
18일 회의에서는 장관들이 무더기 불참함에 따라 두 차례나 정회한 뒤 조기 산회하는 파행을 겪었고, 23일 회의에서도 장관 불참 상황이 계속돼 한나라당 의원들까지 "장관들의 국회 경시 태도가 도를 넘었다"며 항의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24일에는 이영희 노동부 장관이 예결위 회의 중 긴급 당정회의에 참석했고,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이 이에 강력 항의하면서 이 장관의 사과를 받아냈다.
야당은 25일 회의에서는 현인택 통일부 장관의 이산가족 행사 참석 일정을 문제 삼았다.
현 장관은 이날 예결위에 참석, 이산가족 상봉단을 격려, 환송하기 위해 속초를 방문해야 하는 만큼 잠시 후 출발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고, 민주당 이춘석, 조경태 의원은 "내일부터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진행되니 오전 질의를 받고 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 장관은 "이산가족 전체가 모이는 일종의 출범식이기 때문에 제가 가서 의원들의 따뜻한 마음을 전하겠다"고 거듭 양해를 구한 뒤 속초로 출발했다.
이와 함께 이날 정책질의는 법무.국방부 등 비경제부처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나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과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전날 민주당 이용섭 의원의 질의 순서에 참석하지 않아 다시 불려 나오는 해프닝도 빚어졌다.
이 의원은 "어제 자정까지 기다렸으나 두 장관은 개인 약속과 몸이 피곤하다는 이유로 갔다. 아마 술을 드신 것 같다"며 "국회 무시에 대한 엄중한 질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전날 권도엽 국토해양부 차관이 "주택바우처 제도도 중요하지만 4대강 사업이 더 중요하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차관 답변이 현 정부의 기본 철학인가"라고 따졌고, 정 장관은 "차관답변 중 여러 결례를 범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한나라당 내에서는 장관들의 무더기 불참도 큰 문제지만 신임장관 취임관련 행사, 남북관계 행사 등 장관이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일정까지 야당이 너무 제동을 거는 것은 정략적인 공세라는 불만도 제기됐다.
심재철 위원장도 "국회니까 무조건 대우해 달라고 하는 것은 지나친 만큼 예결위원들의 협조로 국회 위상을 높여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미디어법 처리를 둘러싼 여야 대치국면으로 예결위는 결산심사 법정시한(8월31일)을 지키지 못한 채 지난 16일부터 가동됐고, 29일 결산을 의결한다.
이 때문에 다음달 2일 국회에 제출되는 내년도 예산안에는 국회의 결산심사 결과가 전혀 반영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용걸 기획재정부 2차관은 지난 23일 예결위 회의에 출석 "결산심사 결과가 내년 예산에 반영되는가"라는 한나라당 김광림 의원의 질의에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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