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금융 출범에 캐피탈·대부업계 '떨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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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9-2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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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금융의 등장에 소액신용대출을 취급하는 제2금융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27일 금융권 및 금융당국에 따르면 마이크로크레딧 사업을 펼칠 미소금융의 출범에 대부업계와 캐피탈업계는 고객 이탈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미소금융이 자금을 공급할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의 서민층과 수요층이 겹치는 대부업계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올 12월 출범할 미소금융은 전국 200~300개 지점에서 연간 2000억원대의 자금을 저신용층에게 공급하게 된다.

대출금리는 시장금리 이하 수준으로 현 시점에서는 약 5%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업계는 미소금융으로 저신용층 가운데 우량 고객 일부가 이탈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불법 사금융에 의한 서민들의 피해는 줄지 않을 뿐더러 대부업체의 고객만 잃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미소금융이 엄격한 대출 심사를 하게 될 경우 대형 대부업체를 이용하던 수요층이 미소금융으로 이동하면서 불법 사금융은 이어지고 대부업계의 고객층만 얕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부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업체들의 금리 수준과 미소금융의 금리가 큰 차이를 보이는데다 미소금융이 전국적 지점망도 충분히 갖출 것"이라면서 "자금 상환 능력이 충분한 대부업계의 우량고객 중 상당수가 금리가 훨씬 싼 미소금융으로 발길을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캐피탈업계는 일단 신중한 반응이다. 캐피탈업체는 주로 신용등급이 5·6등급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신용대출을 취급하고 있지만, 상품에 따라 7·8·9등급의 저신용자에게도 30%대의 고금리를 매겨 대출을 해주고 있다.

자동차금융에 주력하는 대형 캐피탈사들은 저신용자 신용 대출의 비중이 낮아 미소금융 출범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

A캐피탈 관계자는 "메이저 캐피탈사는 직장인 대출을 주로 취급하기 때문에 자영업 위주인 미소금융과 사업영역이 다르다"면서 "하지만 최근 나온 영세 캐피탈사의 대출상품 중에서는 미소금융의 사업영역과 겹치는 상품이 꽤 있다"고 말했다.

무담보 신용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캐피탈사는 미소금융 출범에 고객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B캐피탈 관계자는 "캠코에서 했던 신용회복지원 프로그램은 대부업체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면서 "정부 정책이 점차 서민금융을 확대하는 쪽으로 가면서 캐피탈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소금융이 출범하면 신용등급 8, 9등급 구간의 신용대출에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불만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미소금융의 긍정적인 면에 주목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대부업계와 캐피탈업계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경기회복과 서민금융 지원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것이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미소금융의 출범에 대해 정부의 특혜를 받는 경쟁업체가 나타났다는 시각으로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캐피탈이나 대부업계에 파급효과는 있겠지만 서민금융 지원이란 측면에서 경제 전반에는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고 밝혔다.

아주경제= 고득관 기자 dk@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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