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캠퍼스) 고려대, 시대요구에 맞춘 '사회공헌'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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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9-3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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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아탑(象牙塔), 학술 및 연구 활동 초석, 인재육성의 산실, 시대의 양심.

대학을 표현하는 또 다른 이름들이다.

대학은 사회발전 및 순수학문 연구, 인재 교육이라는 명제 아래 항상 고요함을 유지했다.

하지만 시대의 요구에 따라서는 안팎에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거나, 거리로 뛰쳐나오기도했다.

실제로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대학은 우리 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거리에서 민중가요를 부르며, 부정하게 세워진 국가 권력에 맞섰다.

또 농촌활동(농활)을 통해 자신들의 학업 때문에 생겨버린 농촌의 빈자리를 메꾸며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 사회의 요구도 달라지는 법. 사회가 대학에 바라는 것들도 크게 바뀌었다.

한국 사회에 민주주의가 뿌리 내리고 경제가 성숙해짐에 따라, 정치이념과 사상보다는 먹고사는 일과 경제가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또 냉전이 붕괴되고 이념 갈등이 불식되면서 '세계시민'으로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우리에게 과제로 떨어졌다.

이제는 여느 선술집에 가도 '민주화'나 '마르크스' 보다는 '취업', '사회봉사', '국제화'에 대한 얘기가 많이 들린다.

이 같은 사회적 요구(Needs)의 변화에 대학도 과거와는 다른 모습으로 움직이고 있다.

도시사회화와 자본주의 고도화가 잉태한 소외된 사람들을 돕거나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다. 또 국경을 넘어 부의 불균형과 낙후된 환경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도우며 세계시민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민족'을 표방하며 과거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던 고려대학교와 같은 전통의 명문 사학들이 앞장서고 있다.

고려대는 이기수 총장부터 앞장서 학생들의 사회봉사를 독려하고, 여러 인센티브를 부여해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이 총장은 지난 11일 편지를 한 통 받았다. 남태평양에 위치한 섬나라 피지의 오지마을 '나세비투'의 파올로 카이콜로(87) 족장으로부터다.

편지는 이 지역의 3만3000m²(약 1만평)에 달하는 임야를 고려대에 기증한다는 내용이었다.

지난 8월 8일부터 11일까지 이 총장을 비롯한 고려대 학생들로 구성된 사회봉사단이 이 지역에서 집짓기 봉사활동과 과학캠프, 문화활동을 펼친 것에 대한 답례다. 국내 대학이 해외에서 봉사활동에 나섰다가 '땅'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려대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오랜 기간 적극적으로 벌여온 해외 봉사활동이 만들어 낸 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고려대는 방학 때마다 학생들을 해외로 내보내는 국제 사회봉사 활동을 실시한다. 주로 동남아시아와 대학들과 연대해 파견 지역의 공고교육 개혁, 농촌개발, 학술기관 지배구조 등을 돕는다.

고려대의 해외 봉사활동은 총장 등 교직원들부터 학생들까지 모두 적극 환영하며 나서는 분위기다.

이 총장은 '글로벌 명품인재 양성'이라는 목표 아래 해외 봉사활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 총장은 1학년 때부터 외국어 교육, 사회봉사활동, 산·학·연 인턴십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세계사회의 이면과 실무를 모르면 진정한 글로벌 인재가 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또 사회봉사 및 체험학습을 정규화하기 위해 사회봉사단을 구성하고 다양하고 체계적인 봉사활동을 실시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인재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고려대는 또 지역 사회 봉사에도 적극적이다.

고려대는 지난 1월 서울복지재단과 업무협약(MOU)를 맺고 국내 대학 중에서는 처음으로 서울디딤돌 사업에 참여키로 했다.

서울디딤돌 사업은 지역의 중소자영업자나 기업·단체·시민 등이 현금 대신 자신의 업종과 재능을 나눔과 기부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서울시의 민간연계 복지 프로그램이다.

MOU 체결로 고려대 재학생들은 서울시내 저소득 아동과 청소년들을 위한 방과 후 학습지도에 나서고 있다.

지난 여름에는 143명의 학생들이 방과후 학습교사를 필요로 하는 서울시내 26개 복지관에 원정을 떠나기도 했다.

이 활동에 대한 만족도도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복지재단이 고려대생들의 자원봉사 활동에 대해 22개 복지관을 대상으로 모니터링한 결과, 21개 복지관이 '서비스 품질에 대해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고려대는 이 활동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봉사활동 학점을 부여하는 등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한편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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