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은 27일 내년 11월 한국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만큼 자질을 갖춘 인력과 물적 네트워크를 확충하는 게 시급하다고 밝혔다.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한 신 차관보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선진 8개국(G8)이 아닌 신흥국으로는 처음으로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게 되지만 이를 준비할 인적, 물적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과 미국처럼 오랫동안 국제사회를 리드하면서 축적된 노하우가 우리에게는 없어서 세계 최고의 협의체로 부상 중인 G20 정상회의를 제대로 준비하려면 최고급 인재와 물적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영국의 여성 장관급이 한국의 G20 정상회의 준비를 도우려고 고문 자격으로 기획재정부에 오게 된다고 신 차관보는 전했다. 또 영국 재무성 직원 1명이 한국에 파견되며 바젤위원회도 직원 파견 의사를 밝혔다.
그는 근본적으로 재정부를 포함해 외교부 등 관련 부처와 학계, 정계의 풍부한 인력 공급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6월에 G8 정상회의가 있는데 그때 G8 의장국인 캐나다가 G20 정상회의도 같이 주재하기로 함에 따라 한국은 내년 11월 개최지로 결정됐다"면서 "2011년은 프랑스가 G20 정상회의를 주재하기 때문에 그때까지 G8이 아닌 국가가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고 전했다.
신 차관보는 "정부가 G20 정상회의를 유치하겠다고 결정한 것은 강만수 전 재정부 장관 때인 2008년 7월께로, 이후 윤증현 현 재정부 장관과 사공일 G20 기획조정위원장을 비롯해 모두가 적극적으로 뛰어 유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어 "100년 전 국모가 시해를 당할 정도의 약소국에서 이제는 세계열강이 모이는 회의를 개최할 정도로 중요한 국가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전 세계 패러다임이 G8에서 G20으로 바뀌는 과정이라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신 차관은 한국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는 출구전략의 진행 상황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 회의 때는 출구전략의 진행 상황, 개발 균형 문제 등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피츠버그 정상회담에서 국제통화기금(IMF) 내 개도국과 선진국의 쿼터 비율을 재조정하는 문제가 쟁점이 됐는데, 우리는 비율을 구체적으로 적시하자고 주장해 결과적으로 개도국이 5%를 추가로 가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신 차관보는 피츠버그 정상회담 분위기와 관련해 "참가국 정상들이 세계경제가 풀린 뒤에 출구전략이 논의돼야 하며 실업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면서 "선진국은 경제안정과 실업, 신흥국은 빈부 격차 등 개발 문제를 거론해 내년 한국 회의 때 풀어야 할 숙제가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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