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섭취장애에는 7가지 다양한 유형이 있으며, 그 유형에 따라 대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부모들은 강제적 대응으로 일관해 소아 섭취장애를 더욱 악화시킨다는 주장이 나왔다.
소아소화기영양전문의 러셀 J. 메리트 박사에 따르면, 섭취장애의 유형은 ▲부모의 과잉기대에 따른 식욕부진(부모 오인형), ▲아동기 식욕부진(주위 산만형), ▲돌보는 사람과 상호작용 부족에 의한 섭취장애(상호작용 부족형), ▲예민한 감각으로 인한 음식거부(예민성 음식거부형, 편식), ▲산통으로 인한 섭취 방해(영아 산통형), ▲외상 후 섭취장애(섭취 불안형), ▲건강 이상으로 인한 섭취장애(건강이상형) 등 7가지로 분류된다.
한국의 경우 분당 서울대병원 양혜란 교수팀이 소아 청소년과를 방문한 소아 298명을 대상으로 한 식습관 유형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음식에 집중하지 못하는 ‘주위 산만형’으로 인한 섭취장애(74.5%)와 특정 음식만 골라 먹는 ‘예민성 음식거부형-편식’(66.8%) 등 두 가지 섭취장애 유형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표 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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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 산만형’은 생후 6개월에서 3세 사이 주로 나타나며, 음식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에 더 큰 관심을 보이는 유형으로, 1개월 이상 충분한 양의 음식을 먹으려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하루 세 끼 일정한 식사시간을 정하고, 식사 중간의 간식을 자제하는 등 식욕부진을 개선하고 먹는 데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예민성 음식 거부형’은 원하는 조리법, 특정 상표의 음식 등 먹는 음식의 종류가 정해져 있고, 새로운 음식은 좀처럼 먹지 않으려 하는 유형이다. 이 경우에는 아이가 받아들이기 쉬운 음식부터 시작하여 점차 새로운 음식을 시도하는 한편, 아이가 음식을 거부할 경우 강요하기보다는 최대한 존중해 주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 과잉기대로 인한 부모 오인형 섭취장애 45% 차지
부모 오인형 섭취장애는 전체의 45%를 차지했다. 이는 우리나라 부모의 자녀 성장에 대한 과잉 기대 심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데, 아동의 식습관 개선을 통해 부모가 자녀에게 바라는 것은 신장(64.4%) 및 체중 증가(62.1%) 등 외형적인 신체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과잉기대로 인한 ‘부모 오인형 섭취장애’는 실제 몸 크기와 필요한 영양분을 따져봤을 때 적절한 식욕을 갖고 있으며, 부모의 평균 신장에 근거 했을 때 정상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 부모가 아이의 성장에 만족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 이렇듯 부모의 잘못된 인식은 자녀의 성장에 대한 과도한 관심으로 인해 음식을 강제로 먹이는 등 부정적인 대응으로 연결되면서 아동의 신체 발달에 오히려 역효과를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아동의 식사 거부 시 부모의 대응 유형을 분석한 결과 ‘쫓아다니면서 먹인다’(46.3%), ‘먹으라고 강요한다’(43.3%) 등과 같은 강제적 대응이 89.6%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또한 ‘아동의 식습관 개선을 위한 상담에 참여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79.5%가 긍정적으로 답변해 부모의 자녀 식습관 개선에 대한 욕구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양혜란 교수는 “자녀의 섭취장애 개선을 위해 부모들이 강압적인 방법을 동원하는 것은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문제다. 섭취장애 아동의 체질이나 성장환경, 부모의 성향 등 복합적인 요소들에 의한 것으로, 섭취장애의 원인 파악과 진단을 위해 경험있는 소아과 전문의와의 상담이 선행되어야 한다”면서 “무조건 먹이는 것보다는 아동의 섭취장애 유형에 따라 영양보충식 사용 등 아이에게 먹는 것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자연스럽게 영양 밸런스를 맞추면서 식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표 2 참조>
[표 2] 소아 섭취장애의 7가지 유형별 특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