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출범 1년…강정원號 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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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9-2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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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1년을 맞은 KB금융지주가 바뀐 선장과 함께 새로운 항해를 준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회장직을 대행할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안정적인 경영 성향을 가진 만큼 금융위기의 후유증을 극복하는 데 있어서는 최고의 인선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검투사' 황영기 회장을 잃은 만큼 향후 인수합병(M&A) 추진 과정에 있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황 회장의 사임에도 불구하고 KB금융의 미래는 밝은 편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지난해부터 중점을 둔 계열사 간의 통합 시너지가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그룹 차원에서 마련한 'KB플러스타 통장'은 4월 출시 이후 27만좌가 넘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KB금융은 계열사 형태로 운영했던 IT센터를 여의도 국민은행 센터로 이전 통합하고 계열사 간 고객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CRM마트'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통합 시너지 창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실탄도 두둑한 편이다.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M&A 시장이 활기를 찾으면 언제라도 보험 및 증권사 인수에 뛰어들 준비가 돼 있다.

강 행장의 회장 대행 체제는 상당 기간 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KB금융은 이날 이사회에서 강 행장의 회장직 직무대행을 공식 의결했다. 그룹 정관상 강 행장이 자동으로 회장직을 대행하더라도 법원에 이사회 의결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KB금융 이사회는 강 행장 체제를 통해 흐트러진 조직 분위기를 재정비한다는 계획이다.

조담 KB금융 이사회 의장은 "조직 안정이 최우선"이라며 "강 행장 체제를 당분간 지속하면서 조직의 재정비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의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도 조 의장은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위기 이후 미뤄졌던 전략적인 결정 역시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강 행장이 기존 회장과 같은 권한으로 적극적인 M&A를 추진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KB금융 이사회는 아직 회장 재선임을 위한 일정은 잡지 않은 상태다.

조 의장은 "회장추천위원회를 꾸릴 계획은 아직 없다"며 "KB금융이 지난 1년간 긴장 속에서 지낸 만큼 '차분한 리더'인 강 행장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강 행장이 M&A를 추진하는 데 있어 황 회장 만큼의 결단력을 보여줄 지는 미지수다.

KB금융은 국민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외환은행을 비롯해 국내 금융기관 인수에 관심을 보여왔지만 아직 뚜렷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강 행장의 원톱 체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차기 회장 인선을 놓고 정부의 입김이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도 강 행장의 리더십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황 회장에 대한 징계가 확정된 후 일각에서 정부 개입설을 제기하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강 행장이 어느 정도의 조직 장악력을 보여줄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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