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대우인터내셔널에 대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금성 자산만 6조원이 넘는 포스코가 인수에 나설 경우 경쟁자들로서는 헛물을 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수출입 동향 점검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지금 지켜보고 있다”고 말해 사실상 매각에 나섰음을 밝혔다.
그동안 포스코는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에 관심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인수와 관련한 발언은 정 회장이 처음이다. 포스코 전략사업그룹 관계자 역시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하면 상당한 시너지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에 인수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최대주주인 자산관리공사(캠코)는 28일부터 10월13일까지 매각주간사 입찰을 접수한 뒤 곧바로 매각 주간사 선정을 위한 공개경쟁 입찰에 나설 방침이다. 이후 예비입찰, 최종입찰 등 2단계 경쟁입찰 방식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매각 대상 지분은 대주주인 캠코(35.5%)와 수출입은행(11.2%) 대우캐피탈CRV(7.1%) 산업은행(5.2%) 등 출자전환주식 공동매각협의회가 보유한 68.8%다. 캠코는 이 지분을 2단계 공개경쟁 입찰 방식으로 매각할 계획이다.
매각대금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빼도 2조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인수의향을 밝힌 곳은 포스코 외에 한화, STX 등으로 전해졌다.
한편 대우건설 인수의향서 제출에 대해 정 회장은 “29일 인수의향서 접수 마감 전까지 말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내일이 지나고 나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에 대해서는 약간 부정적인 의미”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 8월 멕시코 자동차 강판공장 준공식에서 대우건설에 대해 “포스코건설이 있기 때문에 예쁜 여자(대우건설)가 나왔으니, 그냥 쳐다보는 정도”라며 원론적 입장을 밝힌바 있다.
한편 정 회장은 28일 오후 원료개발 협상차 카자흐스탄으로 출국해 인근 지역을 돌아본 후 내달 초 귀국할 예정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카자흐스탄 등 인접국을 돌아보며 기술개발 문제를 집중 논의하게 된다”며 “예상외로 귀국이 미뤄져 일정이 길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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