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데 8개월 된 아기의 건강이 걱정되기 때문.
김씨는 “장시간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있어야 하는데 면역력이 낮은 아기의 경우 감염 위험이 높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올 추석 풍경은 예년과 사뭇 다르다. 경기침체에 특히 추석 연휴가 신종플루 유행의 정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민족 최대 명절 추석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실제로 G마켓이 추석을 앞두고 최근 네티즌 724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고향 방문 계획이 없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33%를 차지했다. 고향에 가지 않겠다는 응답자 가운데 44%는 ‘신종플루가 신경 쓰여 집에 머물겠다’고 답했다.
나들이 여행객도 감소했다. 주부 남궁여정(41·이촌동)씨는 추석 차례를 지낸 뒤 매년 아이들과 놀이공원 또는 박물관 등을 찾았지만 올해는 집에서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남궁씨는 “사람들이 북적대는 곳에 가기가 꺼림칙해서 올해는 별도의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미 신종플루 영향으로 된서리를 맞은 여행업계는 추석 특수마저 기대할 수 없어 울상을 짓고 있다.
하나투어는 이달 들어 전 직원이 1주일씩 돌아가며 무급 휴가에 들어갔다. 9월 해외여행 예약률이 전년 동기 대비 40% 떨어졌고 10월에는 그 이상 감소할 게 불 보듯 뻔한 ‘비상 상황’이기 때문이다. 1∼8월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5%나 하락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이번 추석에는 신종플루뿐 아니라 경기침체, 짧은 연휴 등 세가지 악재가 겹쳐 여행객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기 선물 세트도 변했다. 과거 추석 선물로는 생활용품과 과일, 술 등이 대세였다면 올 추석은 건강식품, 특히 면역력 증강 기능이 탁월하다고 알려진 홍삼제품이 인기다.
한국인삼공사의 ‘정관장’은 9월 들어 42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지난 설 같은 기간보다 60∼70%의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정관장의 추석 시즌 매출 900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로클럽에서는 이달 들어 녹용진액, 수삼, 영지, 장뇌삼, 꼬리반골 등 건강 보조식품이 예년과 비교해 30% 이상 많이 팔렸다.
또 GS홈쇼핑은 최근 홍삼분말을 정제 형태로 가공한 제품을 판매해 2회 방송에 6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고 CJ오쇼핑도 1시간 방송으로 홍삼제품을 6억원가량 판매했다.
이밖에 불경기 여파로 '알뜰 실속형 추석선물세트'가 주를 이루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추석을 맞아 2만~5만원대 선물세트 비중을 늘리는 한편 실속구매 수요를 겨냥해 복합세트 구성을 강화했다. 특히 콩기름 올리브유 포도씨유 카놀라유 등 식용유를 세트로 구성해 1만5000~2만5000원 사이의 저렴한 가격대에 내놓았다.
대상청정원은 포도씨유와 카놀라유 500ml 제품이 2병씩 들어간 ‘고급유 2호세트’, 포도씨유 500ml 3병으로 구성된 ‘포도씨유 3호세트’ 등 1만~2만원대 웰빙식용유 상품을 선보였다.
또 동원F&B는 중저가형 참치 실속세트에 초점을 맞춰 2만~3만원대의 제품만 30여가지를 준비했으며 오뚜기도 부담 없고 실속 있는 중저가 선물세트 80여종을 내놓았다.
아주경제=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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