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고용없는 성장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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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9-3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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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고용 사정은 올해보다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고용없는 성장'이 내년에 현실화 되는 것이다.

특히 매년 인구증가 수준을 감안할 경우, 내년에 실업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정부의 내년도 일자리 부문 지원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29일 기획재정부는 '2010년 예산안'을 통해 내년 실업률이 3.6%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고용 사정이 크게 안 좋았던 올해(3.6~3.7%)와 비교해 거의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본 것이다. 

이는 정부가 전망한 경제성장률과 크게 대비된다.

정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1.5% 에 머물지만 내년에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수준인 4%(명목 성장률 6.6%)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것을 국내총생산액으로 계산하면, 지난해 1024조원에서 올해 1009조원으로 15조원 줄어들었다가 내년도에는 1049조원으로 40조원 가량 늘어나게 된다.

올해 우리나라 생산 규모가 줄어들자 고용 시장은 곧바로 타격을 받았다. 

1년새 실업률은 3.1%에서 3.7%(8월 기준)으로 0.6%포인트 증가했다.

이 마저도 정부의 일자리 지원으로 다소 개선된 것이다.

올해 실업률은 3월 4%까지 치솟았다가 정부의 일자리 사업이 본격화되자 지난 8월 3.7%까지 떨어졌다.

지난 8월 현재 정부가 만든 일자리 규모는 32만1000개였다.

올해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을 통해 총 4조7000억원의 일자리 관련 예산을 확보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올해말까지 총 80만명의 공공부문 일자리를 창출할 예정이다.

경기 회복 속에서도 내년 실업률이 올해 수준으로 유지되면 실업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매년 인구증가 수준(50~55만명)과 경제활동참가율(60%), 실업률 등으로 계산해보면 지난 8월 90만명에 이르렀던 실업자 수는 109만명에 달하게 된다. 

내년 실질 성장률이 4%에 이르는 게 낙관적이라는 비판까지 감안하면  고용시장 상황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성장 속에서도 고용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점은 정부의 '감세'논리와 어긋난다.

감세 정책의 핵심은 경제 활동의 부담을 덜어 민간 경제의 활력을 크게 불어넣으면, 자연스레 투자와 성장이 살아나 고용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여러 차례 "일자리 창출이 최고의 복지"라며 '성장이 되면 고용이 발생하게 된다"며 감세를 옹호한 바 있다.

하지만 고용없는 성장이 나타날 경우, 정부정책이 대기업 혜택에 집중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고용 시장 어려움이 계속될 예정이자만 정부의 내년 일자리 지원은 크게 줄어든다.  

지원액이 3조5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조2000억 가량 줄고, 지원 규모도 80만개에서 55만개로 축소된다.

정부는 예산상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경제회복세에 맞춰 한시적 일자리 대책을 서서히 줄여나간다는 방침을 일찌감치 세워놓고 추진 중이다.  

이규용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외환위기 때를 보면 성장이 되더라도 실업률은 상당 기간 회복되지 않았다"며 "정부 정책은 그런 점을 감안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종원 기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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