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루보 사건으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던 100억대 주가조작 사건의 작전대상인 D실업이 국내 완성차 업체에 차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로 밝혀졌다. 이 회사는 이번 주가조작에 연루된 것에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도 밝혔다.
D실업 관계자는 29일 “근무한 지 약 1년 6개월 정도 된 직원과 지모 씨가 공모해 주가조작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회사 내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정도로 이 사건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김석우 부장검사)는 29일 수십 차례의 허수 주문 등을 통해 D실업의 주가를 100% 이상 부풀린 코스닥 등록업체 D식품회사의 대표이사 지모 씨(42)를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지씨는 2007년 10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주가조작 세력을 끌어들여 소위 ‘작전용’ 자금 약 210억 원과 차명계좌 70여개를 준비해 또 다른 코스닥 상장사인 D실업의 주가를 배 이상 끌어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에는 D실업의 전 직원이 연루돼 있으며, 지씨는 D실업 전 직원을 비롯한 작전세력과 함께 주가조작을 공모해 약 160억원 가량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조사 결과 지 씨는 일반 투자자의 거래를 유인하기 위해 고가 매수 주문을 1136차례, 허수 주문을 57차례 냈으며, 동시호가 때도 의도적으로 고가나 저가로 118차례 주문을 냈다.
또 활발한 거래를 가장하기 위해 다른 작전세력과 주식을 사고팔아 주가를 끌어올리는 이른바 ‘통정거래’ 수법도 450여 차례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D실업의 주식 468만2280주를 거래해 2007년 10월 1925원이던 주가를 4개월 만에 4060원까지 2배 이상 끌어 올렸다.
검찰은 작전세력의 주식매수 작업을 총괄했던 D실업 전 영업팀장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하고 있으며 현재 공범을 입건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이번 주가조작에 연루된 D실업은 국내 굴지의 완성차 업체에 대시보드, 스포일러 등을 공급하는 자동차 부품회사다. 서울에 본사를 두고 울산과 아산 등 5곳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 씨가 구속된 29일 D실업의 주가는 공교롭게도 28일 1230원에서 1100원으로 10.57%나 급락했다.
아주경제=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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