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돌아온 'MB의 남자' 어떤길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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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9-30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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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 국민권익위원장 취임

‘MB(이명박)의 남자’ 이재오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드디어 돌아왔다. 지난해 총선에서 낙선 후 미국으로 떠나 와신상담의 10개월을 보낸 후에야 한국의 수도로 올 수 있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당 대표도 아니고 국무총리도 아니며 장관도 아닌 장관급으로의 귀환이다.

이 때문인지 30일 국민권익위원장으로 취임한 이 전 의원이 표정이 밝지만은 않았다. 미국에서 돌아온 후 박근혜 전 대표와 협력하겠다는 뜻도 밝히며 그는 의욕적으로 정치행보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박희태 전 대표의 10월 재보선 출마와 맞물려 그는 여당내 ‘조기 전당대회’ 기류를 내뿜으며 당권 도전 의사도 밝혔다. 그러나 서울시당 위원장 선거에서 그가 밀던 전여옥 의원이 낙선하면서 차가운 당심을 절감했고, ‘9.3 개각’때도 입각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래도 MB는 그를 배려했다. 권익위원장에 이 전 의원을 앉힌 것은 이 대통령이 장고의 산물이다. 이 전 의원을 당이나 청와대로 데려오자니 여당내 친박(친박근혜)의 반발이 우려됐다. 그래서 중앙공직에 앉히며 정계복귀의 시간을 벌어주자고 배려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 전 의원은 향후 어떤 2인자의 길을 걷게 될까. 2인자의 길은 극명하게 나뉜다. ‘일인지상 만인지하’의 초고속 출세길에 오르던가 아니면 정권 내내 조용히 살아가는 것이다.

1961년 5·16 군사쿠데타 이후 김종필 전 총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이어 2인자로 급부상했다. 그는 대내외 정치와 안보를 총괄하던 초대 중앙정보부장(현 국가정보원장)을 맡으며 중앙정치 무대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권력 독점을 원했고 그는 권력싸움에서 반대파에 밀려 부장을 맡은 지 2년여 만에 ‘자의반 타의반’이란 유행어를 남기며 일본 외유를 떠나게 된다.

김 전 총리는 이후 박정희 정권에서 국무총리를 맡지만 ‘대독 총리’ ‘허수아비’라는 비아냥을 들으며 철저히 권력에서 배제된다. 1979년 박 전 대통령이 사망한 후 전두환 전 대통령이 중심이 된 신군부가 권력을 잡은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반면 ‘노무현의 남자’ 유시민 전 의원은 성공한 2인자였다. 2002년 대선 당시 개혁국민정당을 만들어 민주당 내에서 ‘후보흔들기’의 역풍을 맞고 있는 노 전 대통령을 도우며 그는 일약 스타로 부상한다.

참여정부가 열리면서 그는 17·18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으며 2006년에는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입각하는 등 성공가도를 내달렸다. ‘노 전 대통령의 경호실장’ ‘제2의 차지철’이란 부러움 섞인 비판이 나왔을 정도로 그의 권력은 최강이었다.

이 전 의원이 이 두가지 유형 중 어느 인물로 기록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권익위원장을 맡으며 중앙정치를 향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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