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포브스지는 지난 2일 “현대차가 불황을 돌파했다(Hyundai Bucks the Trend)”며 미국 시장에서 유일하게 판매가 증가한 내용을 깊이 있게 다뤘다. 9월 미국 전체 시장의 자동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74만6000대였다.
이 신문은 “정부의 중고차 보상 프로그램이 종료되며, 각 자동차 제조사들의 판매량이 줄었다”며 “하지만 현대차만이 유일하게 전년대비 판매량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현대차미국법인(HMC)에 따르면 9월 한 달간 미국 시장에서 전년 동기대비 27.2% 증가한 3만1511대를 판매했다. 기아차미국법인(KMA)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4.4% 증가한 2만1623대를 판매했다.
반면 GM·포드·크라이슬러의 미국 빅3와 도요타·혼다·닛산 등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판매량은 전년대비 큰 폭 감소했다.
미국 브랜드는 GM이 전년대비 45% 줄어든 15만6673대, 크라이슬러가 42% 감소한 6만2197대를 판매했다. 포드가 그나마 5.1%로 소폭 줄어든 11만4241대를 판매했다. 일본은 도요타가 전년대비 12.6% 감소한 12만6015대, 혼다가 20% 줄어든 7만7229대, 닛산이 7% 감소한 5만5393대를 판매했다.
북미 뿐 아니라 남미와 중국, 인도 시장에서도 현대·기아차의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칠레의 경우 지난 5월 이후 시장점유율 25%대로 수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현지 전략형 모델인 ‘위에둥(아반떼)’과 엘란트라가 인기를 끌며 사상 처음으로 월 단위 6만대 이상의 판매를 달성했다.
인도에서도 지난 9월 전년대비 25% 늘어난 5만3804대를 판매하며, 2개월 연속으로 사상 최대 판매치를 경신했다.
포브스는 이처럼 현대차의 약진과 경쟁사들의 부진을 대비시키며 올해 미국 시장조사기관 JD파워가 선정한 신차 품질조사(IQS)에서 전년 13위에서 렉서스·포르쉐·캐딜락에 이은 4위로 올라선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일본의 닛케이신문과 산케이신문 역시 나란히 “미국 자동차시장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현대차만이 전년대비 20% 이상 증가세를 보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 같은 수치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 전년대비 판매량은 늘었지만, 전월대비 판매량 및 미국 시장 내 점유율은 줄었기 때문이다.
미국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9월 판매량은 전월대비 47% 떨어졌다. 이는 미국 시장 전체 감소량(41%)보다 높은 수치다. 또 30%대 감소에 그친 미 3사와 도요타·닛산에 비해서도 높다.
이에 따라 전체 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차지하는 점유율도 7.95%에서 7.12%로 줄어, 지난달 닛산을 제치고 6위로 올라섰던 점유율 순위도 7위로 내려갔다.
현대·기아차는 내년 초부터 미국 시장에 신형 쏘나타·투싼ix·그랜저(아제라)·에쿠스 등 신차를 대거 출시해 반격에 시동을 걸고 있는 GM·도요타 등 글로벌 톱 브랜드들에 맞선다는 계획이다.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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