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한나라당 당직자, 총선 낙선자, 보수단체 등 출신도 다양
석탄공사 사장·감사·이사 모두 낙하산..전문지식·경력 미비자 수두룩
지식경제위 산하 28개 공공기관의 기관장 및 감사에 39명의 MB정부 인사들이 낙하산으로 임명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국회 식경제위원회 소속 민주당 최철국 의원이 지경위 산하 공공기관의 기관장 및 감사 선임 현황을 조사해 본 결과, 29개 기관에서 39명의 사장, 감사, 이사가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캠프, 인수위, 한나라당 당직자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39명중 대통령 인수위 관련자는 8명, 한나라당 당직자 및 선거출마자 19명, 대선캠프 관련자 4명, 현대·서울시청 출신 4명, 기타 보수단체 관련자 4명 등 출신도 다양했다.
28개 기관의 낙하산 인사를 직책별로 살펴보면 가스공사, 한전KDN, 전기안전공사 등 12개 기관의 사장이 낙하산으로 내려갔고,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코트라, 수출보험공사 등 23개 기관에 감사가 광해관리공단, 원자력문화재단 등 3개 기관에는 이사가 낙하산으로 배치됐다.
또 가스공사, 한국전력기술, 가스안전공사, 전기안전공사, 가스기술공사, 지역난방공사 등 6개 기관은 사장과 감사 모두 낙하산으로 채워져고 광해관리공단, 원자력문화재단, 산업단지공단 등 3개 기관은 사장과 이사, 석탄공사는 사장·감사·이사가 모두 낙하산으로 채워졌다.
투명한 공모 절차를 거쳐 전문성과 능력을 기준으로 인사하겠다고 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명박 대통령에 기여한 사람들을 위한 보은인사에 지나지 않았던 것.
특히 공기업 사장이라는 자리는 관련 분야에 대한 폭넓은 식견과 경영자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인정받은 사람이 맡아야 하는 중요한 직책인데 낙하산 인사들이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갖췄는지 의문이라고 최 의원측은 지적했다.
실제 발전정비를 주요 업무로 하는 한전KDN 사장으로 임명된 전도봉씨는 해병대 사령관 출신으로 관련 분야 지식이 전혀 없고, 가스안전공사 사장으로 임명된 박환규씨는 18대 총선 청주-홍덕을 한나라당 예비후보를 신청했다가 공천탈락한 자로 가스안전공사의 주요 업무인 가스안전과 관련된 전문적 식견과 지식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업 감사는 서열과 대우만 놓고 보면 사장과 거의 동등한 대접을 받고, 사장과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낙하산 감사들은 전문성과 독립성이 결여된다는 점도 문제다.
작년 12월 한국전력 상임감사(강승철)는 대통령직 인수위 출신으로 이명박 대통령 외곽조직인 서울미래경제포럼 대표를 지내는 등 감사위원으로서 제 1의 자격요건이라고 할 수 있는 전력 및 관련산업 또는 감사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전무하다고 최 의원측은 지적했다.
또 가스기술공사 감사(정충택)도 한국삽살개보존회 재무이사, 한반도대운한 국민운동본부 사무총장이라는 경력외에 감사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 의원측은 밝혔다.
최철국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불도저식 대규모 낙하산 인사는 공기업의 독립경영체제를 뿌리 채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심히 우려된다"며 "역대 어느 정권도 이런 식으로 대규모로 낙하산 투하를 한적은 없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은 집권과 동시에 신입사원 임금삭감, 임직원 구조조정, 가스산업 선진화 등 국민들이 반대하는 내용으로 공기업 선진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결국 대규모 낙하산 인사는 정권의 입맛대로 기관을 좌지우지하기 위함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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