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국감) 문제 많은 스마트그리드, 과연 전력망의 미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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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0-0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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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스마트그리드가 결국 판매경쟁을 부추기는 ‘미끼‘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또 사이버테러 위협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는 점도 지적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오전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의 지식경제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지경위 민주당 간사인 최철국 위원은 정부가 스마트그리드를 빌미로 전력산업에 소매경쟁, 판매경쟁을 도입하는 제2의 전력산업구조개편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력산업구조개편과 별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스마트그리드를 국책사업으로 추진하자 구조개편 추진자들이 공공연히 소매경쟁을 거들고 나섰다는 것이다.

최 위원은 “제주 실증단지에서 다양한 요금제도와 전력판매시스템을 테스트하는 등 스마트그리드가 궁극적으로는 판매경쟁을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도 전했다.

정부는 현재 전력산업 구조에서도 스마트그리드를 추진할 수 있다며 구조개편과 연결 짓지 말아달라고 일축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최 위원은 “다만 제반 상황은 이미 5년 전 관 속에 들어간 구조개편 방안이 부활한 것 아닌가라는 우려를 갖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통신업체와 IT업계에서 스마트그리드를 새로운 수익창출의 기회로 보고 판매망 개방을 통한 부가서비스 확대로 방향을 왜곡하고 정부가 이에 편승,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최 위원은 스마트그리드 사업이 변질, 왜곡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본래 전력망 지능화라는 의미의 스마트그리드는 전력설비 기술개발이 핵심인데 정부는 이를 명분으로 전력산업 분야에서 하고 싶은 모든 것을 다 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심지어 4대강 살리기와 연계해 4대강 주변에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전기자동차 등이 복합 밀집되는 그린도시를 조성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인다”며 “밀실에서 뭔가 거대한 음모가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내달 최종 로드맵 확정시기를 늦추더라도 방향을 똑바로 잡고 충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에 이어 질의에 나선 한나라당 정태근 위원은 스마트그리드가 사이버테러 위협에서 안전하지 않음을 지적했다.

정 위원은 “스마트그리드도 지난 7.7 사이버테러와 같은 DDoS 공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전초전에 불과하고 전력 사이버테러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그리드는 스마트미터기와 전력공급업체, 관리업체 사이에 양방향 통신기술을 사용한다. 또 특성상 이를 통한 정보 교환이 잦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기존 전력 제어시스템에 비해 더 많은 보안 위협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소비자단에서 스마트그리드 시스템으로의 접근 가능한 지점이 증가할수록, 스마트그리드 장비가 점점 광범위한 지역에 산재할수록 위험관리가 어려워질 것으로도 내다봤다.

그는 “올 들어 3월 미국 텍사스주의 에너지퓨쳐홀딩스의 전직직원이 에너지 수요예측시스템의 데이터 조작을 통해 시스템이 하루 동안 마비돼 2만6000달러의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며 실제 수년간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발생한 사례를 전했다.

이어 “미국 경제학자 스콧버그는 미국 전력망의 3분의 1이 3개월간 마비되면 대공황보다 심각한 재앙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경우 2007년 ‘에너지 독립 및 보안법’에 스마트그리드 보안 관련 항목을 포함시키고 사이버 침해에 대한 대응 능력 또한 스마트그리드의 기능 중 하나로 명시했다.

이에 대해 정 위원은 “국내 사이버테러로부터 전력을 보호하기 위해 투입되는 예산은 정보화 예산의 4.3%로 미국(9.2%)과 비교하면 절대 부족하다”며 “국가 에너지위원회 내에 보안전문위원회를 설립해 사이버테러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법·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앞서 국회입법조사처도 스마트그리드 구축의 문제점으로 쌍방향 통신기술은 사생활 침해와 네트워크 보안 문제를 일으킬 여지가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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