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은행권 M&A '태풍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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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0-0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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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 인수합병(M&A) 폭풍이 몰아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KB금융지주가 '태풍의 눈'으로 부상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유상증자설로 촉발된 금융권 새판 짜기에서 KB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가능성이 높아진데다 시너지 등 기타 조건을 감안할 때 'KB금융+외환은행'의 밑그림이 가장 큰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금융권의 시각이다.

6일 은행권과 증권가에 따르면 외환은행의 가장 유력한 인수자로 KB금융이 거론되고 있다.

하나금융의 증자가 우리금융의 인수를 위한 포석으로 여겨지고 있고 론스타펀드의 만기가 2010년 8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KB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나금융의 증자로 은행 산업재편에 대한 여러가지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은행권 빅뱅의 진정한 기대주는 KB금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B금융은 적극적인 M&A에 나설 수 있는 실탄도 충분히 확보한 상태다. 지난 9월 1조1000억원 규모의 증자를 단행한데다 현재 주가를 감안할 때 2조8000억원의 자사주 금액을 합하면 실질적인 출자여력은 6조1000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 애널리스트는 "KB금융의 이중레버리지비율과 증자를 고려하고 금융감독원이 적용하고 있는 재무안정성 평가 1등급을 충족하는 수준으로 레버리지를 확대할 경우 M&A를 위해 7조원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가총액만 놓고 봤을 때 외환은행 시총이 9조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분 50% 이상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4조~5조원 정도가 필요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KB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각각 소매금융과 외환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는 만큼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이 추석 이후 속전속결 인사를 단행한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KB금융은 5일 최인규 국민은행 부행장이 지주사 전략담당 부사장을 겸임토록 했다.

최인규 부행장은 강정원 회장대행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된다.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당시 최 부행장은 인수팀 실무책임을 맡은 바 있다.

이번 인사로 KB금융의 M&A 행보가 가속화하고 첫 인수대상은 외환은행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증권사와 보험사 등의 M&A 전략과 실무에서도 최 부행장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날 인사에서 윤웅원 국민은행 경영기획부장을 지주의 전략기획부장에 임명한 것도 M&A 강화를 위한 조치인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강정원 회장대행이 조직 안정을 위해 신속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황 회장 사임으로 일각에서 제기된 M&A 부진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공격적인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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