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유성 산업은행장이 제너럴모터스(GM)가 산은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이달부터 GM대우의 여신을 회수하겠다고 경고했다.
민 행장은 6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GM이 산은에 GM대우 증자와 추가 대출을 요청했지만 산은의 세 가지 요구가 이행돼야 실행할 것"이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산은이 GM에 요구한 세 가지는 △GM대우가 개발한 자동차 모델에 라이센스 부여 △장기 생산 물량 보장 △산은과 공동으로 최고재무책임자(CFO) 임명 등이다.
오는 14일 프리츠 핸더슨 GM회장의 방한을 앞두고 민 행장이 강경한 입장을 보인 것이다.
그는 "GM은 그동안 GM이 철수할 경우 지역경제나 고용이 악화되느니, 산은이자금을 내놓으라는 등의 태도를 보였다"며 "하지만 현재는 GM이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대우차를 인수했던 7년 전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민 행장은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추가 대출할 용의가 있지만, 먼저 GM이 최대주주로서 제역할을 다 하고, 우리측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 행장은 또 GM대우의 유동성 문제는 GM의 경영판단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강조했다.
GM이 내부 글로벌 환헤지 전략이라며 GM대우의 3년치 선물환 계약을 달러-원 환율 950원에 무리하게 체결해, 결과적으로 GM대우가 3년에 걸쳐 총 2조7000억원의 손실을 봤다는 것이다.
대우건설 매각에 대해서는 "대우건설 우선인수협상 후보자 명단에 포함된 4곳은 재무적투자자와 펀드가 참여한 컨소시엄 형태로 구성됐다"며 "현재로서는 외국계에 팔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일부 인수 후보는 대우건설의 지분을 '50%+1주' 외에 10% 정도를 더 사겠다고 제안하는 등 좋은 가격에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금호그룹도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의 구조조정펀드(PEF)가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는 동부메탈에 대해서는 "채권단은 더 이상 제안할 게 없다"며 "동부그룹 최고경영자의 결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 행장은 대기업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에 대해서는 "먼저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한 기업이 있는 상황서 나중에 약정을 체결한 기업에만 예외를 두면 약정 미이행이 발생할 수 있다"며 "약정 체결은 원칙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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